'봉주르 코리아' 한국에 녹아든 프랑스 만나볼까

올해 한·불 수교 130주년…양국 합작한 다채로운 공연·전시 이어져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3.06 07:10  |  조회 6019
'봉주르 코리아'

문화계에 '프랑스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 문화예술계와 협업하는 작품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 한·불 양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프랑스 내 한국의 해'로,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는 '한국 내 프랑스의 해'로 지정해 문화예술·체육·관광·과학기술·미식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국립무용단과 프랑스 사요 국립극장이 합작한 공연 '시간의 나이'/사진제공=국립무용단
국립무용단과 프랑스 사요 국립극장이 합작한 공연 '시간의 나이'/사진제공=국립무용단


◇ 국립무용단-샤요 국립극장 '시간의 나이'


국립무용단과 샤요 국립극장, 양국 무용예술을 이끄는 두 단체가 협력한 신작 '시간의 나이'는 기대를 모은다. 이번 신작의 안무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샤요 국립극장 상임안무가 조세 몽탈보가 맡았다.

'시간의 나이'는 한국 전래동화를 토대로 초현실적인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화에 나오는 인물을 회화적이고 초현실적인 스타일로 그려낸다. 의상과 무대에도 한국적인 요소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조세 몽탈보는 2014년 사전 연구를 위해 국립무용단을 처음 찾았을 당시 "춤을 추면서 타악 연주를 하는 모습(소고춤·장구춤·오고무 등)이 인상적이었다. 무용수인 동시에 음악가라는 점은 매우 놀랍다"며 한국 전통춤에 대한 인상을 밝힌 바 있다.

영상기술을 활용해 영상과 무용수, 무대와 관객의 상호교감을 구현하는 이번 작품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샤요 국립극장에 오른다.

프랑스 극작가의 연극 '두 코리아의 통일' 초연포스터 /사진제공=극단 프랑코포니
프랑스 극작가의 연극 '두 코리아의 통일' 초연포스터 /사진제공=극단 프랑코포니


◇ 극단 프랑코포니 '두 코리아의 통일'

극단 프랑코포니는 16일부터 프랑스의 극작가 겸 연출가 조엘 폼므라의 작품 '두 코리아의 통일'(부제: 사랑으로는 충분치않아)을 무대에 올린다. '두 코리아의 통일'은 2013년 프랑스에서 보마르쉐 상, 피가로지가 선정한 최고작가상, 떼아트르 퓌브릭상, 프랑스 평론가협회 프랑스어 창작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유럽각지에서 활발히 공연되고 있다.

'코리아'라는 제목을 담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한국, 혹은 한국정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남북으로 분단돼 헤어져 살다 다시 하나로 통일하고자 하는 한국이 은유법으로 표현됐으며 누구나 고민하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문제를 풀어냈다.

연극은 2~4명의 배우가 등장해 20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돼 있다. 이번 한국 초연무대에서는 극단 프랑코포니의 임혜경 대표가 직접 번역과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하고 극단의 상임연출인 까띠 라뺑이 연출한다.

국립극장과 프랑스 오를레랑 국립연극센터 합작 공연 연극 '빛의 제국'/ 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극장과 프랑스 오를레랑 국립연극센터 합작 공연 연극 '빛의 제국'/ 사진제공=국립극장


◇ 국립극장-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 연극 '빛의제국'

대표적인 한·불 합작 공연은 지난 4일 막을 올린 연극 '빛의 제국'이다. 소설가 김영하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연극으로 국립극단과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가 힘을 모았다. 배우 문소리의 6년 만의 연극무대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빛의 제국'은 20년 간을 서울에서 살아온 북한 간첩이 귀환명령을 받고 남한에서 의 삶의 흔적을 지우는 하루를 다루는 내용이다. 분단상황을 다룬 가장 '한국'적인 내용이지만 연출(아르튀르 노지시엘)과 각색(발레리 므레장) 모두 프랑스인이 맡았다.

배우 문소리의 6년 만의 연극무대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이번달 27일까지 공연한 뒤 5월 프랑스 오를레앙으로 무대를 옮겨 공연한다. 한국공연에서도 외국인이 즐길 수 있도록 일부 회차에 영어자막과 불어자막을 제공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문화만 한국으로 옮겨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2016 파리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도서전에 한국관을 설치한 뒤 10~15명의 한국작가를 파견해 다양한 문학행사 및 현지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4월부터 6월까지는 고려청자부터 분청사기, 조선백자, 현대작품까지 이어지는 한국 도자기 예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그랑팔레 한국도자전'이 열린다. 또 이번 여름(7월~8월)에는 프랑스 파리 14구역의 몽파르나스역에 양주혜 작가의 벽화가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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