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람들에게 책 읽기는 어떤 의미였을까

고종황제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集玉齋)'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시민들에게 공개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4.30 03:19  |  조회 6325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한 고종황제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集玉齋). /사진제공=문화재청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한 고종황제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集玉齋).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시대에 책을 읽는 행위는 무엇을 의미했을까. 백성, 양반, 그리고 조선의 왕은 어떤 생각으로 책을 접했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탄생했다. 고종황제가 책을 읽던 서재가 내·외국인 모두에게 개방된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한 것. 경복궁 내 집옥재(集玉齋)에서 이제 누구나 조선의 왕이 된 기분을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이 작은 도서관으로 조성해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연 집옥재는 조선시대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된다. 새롭게 문을 연 집옥재에는 조선시대 역사, 인물, 문화 관련 도서 1000여 권 및 원래 집옥재에 소장돼있던 왕실자료 영인본 350여 종이 비치됐다.

집옥재는 1891년 건립돼 고종황제의 서재 겸 외국 사신의 접견소로 이용됐던 곳이다. 경복궁 내 다른 전각과 달리 당시엔 신식인 중국풍의 서양식으로 지은 것이 특징이다.

문체부와 문화재청은 집옥재 양옆으로 연결돼있는 협길당과 팔우정도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협길당은 작은 도서관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이 됐으며, 팔우정은 궁중 다과와 우리 문학책의 번역본을 판매하는 '북카페'가 됐다.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한 고종황제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集玉齋) 서가에 책이 꽃혀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한 고종황제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集玉齋) 서가에 책이 꽃혀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집옥재 내·외부 시설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목재 서가와 열람대, 전시대를 제작하고 소장도서를 비치하는 방식으로 도서관이 꾸려진다. 고종황제 때 집옥재에 있던 서책을 소장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은 집옥재에서 유물 전시와 상설 왕실문화 강좌 등을 운영한다.

개관식에서 제2기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이자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을 옮긴 김원중 단국대 교수가 '문화가 있는 날, 궁을 읽다'라는 주제로 전한 조선시대 책 읽기에 대한 교훈에서는 조선시대 책 읽기에 대한 힌트를 엿볼 수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배움이 나날의 생활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까마득히 높고 멀어서 (보통 사람으로서는) 행하지 못할 일이라고 헛되이 생각한다. 그리하여 학문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스스로는 포기해 버리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격몽요결' 30쪽 중에서)

조선 시대에도 공부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돼 개탄할 지경에 이르렀던 것으로 미뤄, 지금이나 예나 책 읽기는 비슷한 대접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독서는 '행해야 할 도리'를 일러주는 길잡이인 만큼, 율곡의 뜻을 본받아 집옥재에서 책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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