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버려지는 그림 아깝잖아요"…예술을 재활용하는 디자이너

론칭 2년만에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넥스트 쇼에 선 디자이너 이성동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16.05.09 10:34  |  조회 11430
/사진=캔디드포토 이승민 실장
/사진=캔디드포토 이승민 실장
"버려진 그림이 패션이 된다."

예술 문화를 기반으로 한 아티스틱 캐주얼 브랜드 '얼킨'(ul:kin)의 이야기다.

이성동 디자이너가 이끄는 '얼킨'은 론칭 2년만에 올 3월 진행된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의 '제너레이션 넥스트 서울' 쇼에 올랐다. 실제 아트워크로 만든 가방과 디테일을 강조한 웨어러블한 의상으로 '예술과 대중의 간극'을 줄이고자 했다.

한양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한 이성동 디자이너는 2010 강남 패션페스티벌 루키 패션콘테스트,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와 중앙디자인 컨테스트에서 뛰어난 감각을 인정받으며 수상한 경력이 있는 실력파다.

'예술 문화를 기반으로 한 아티스틱 캐주얼 브랜드'를 지향하며 대기업들도 어려워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패션에 뛰어든 모험가이기도 하다.

/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얼킨의 시작은 친구의 졸업 전시회다. 졸업 전시회 이후에 그림 대부분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그림 몇 개를 얻어왔다.

'가방으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봉제를 시작했지만 유화의 물감이 갈라지기도 하고 원하는 모양으로 구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반년간 꾸준히 코팅과 봉제기법을 개발했고 결국 판매까지 가능한 제품으로 탄생시켰다.

얼킨은 신진작가 작품이나 미대에서 버려질 작품을 수거해 만든 가방이 핵심 아이템이다. 특히 수거된 그림의 작가가 새롭게 작업할 수 있도록 가져간 양과 같은 양의 새 캔버스를 돌려준다. 일종의 '리워드'(Reward) 방식이다. 수익금 일부로 신진작가들의 전시를 열어주기도 한다.

"예술 자체를 가방으로 만든 것이어서 순수 미술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미학적으로도 우수합니다. 그림을 받고 새 캔버스로 교환함으로써 재능순환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얼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캔디드포토 이승민 실장
/사진=캔디드포토 이승민 실장
대학 시절부터 꿈꿔온 제너레이션 넥스트 서울 쇼에서는 청춘을 묘사하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셋 파이어 위드 매그니파이어(SET FIRE WITH MAGNIGIER)'를 주제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젊은이들을 유년시절 돋보기로 불을 피우던 경험에 빗대어 표현했다.

"젊은이들이 'N포 세대'라고 불리며 무력한 청년층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자신의 꿈을 향해 꾸준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돋보기로도 결국 불을 붙일 수 있듯 모두의 노력과 행복을 응원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처음 서는 무대여서인지 극적인 요소는 다소 부족했지만 의상의 퀄리티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지난해 중국에서 선보인 컬렉션이 무대 후 바로 팔려나가면서 해외 진출의 가능성도 엿봤다.

이성동 디자이너는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패션 브랜딩에서 나아가 사회적 기업 성격을 내세워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다.

"중년이나 원로가 됐을 때 처음 함께 작업했던 작가들도 원로가 돼 있을 겁니다. 그들의 작품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면 새로운 하이엔드(최고급) 라인이 탄생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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