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부호 컬렉터들이 선택한 베를린

BERLIN VS. VENEZIA SUPER RICH COLLECTOR’S CHOICE 1

이은화 기타(계열사) 기자  |  2017.10.16 09:42  |  조회 831
최근 부호 컬렉터들의 개인 미술관 건립 붐이 일고 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작가,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모두 거머쥔 독일의 경우, 베를린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독일 부호들의 개인 미술관이 속속 개관돼 독일 현대 미술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예술의 섬 베네치아에서는 구찌, 프라다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적 부호 컬렉터들이 현대 미술을 걸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중이다.

세계적 부호 컬렉터들이 선택한 베를린
초호화 요트, 전용 비행기, 네 번째 저택까지 마련한 슈퍼 리치들은 미술품 구입에 자신의 자본과 열정을 쏟는다. 미술품은 다른 부자들이 갖지 못한 유일한 재화이기 때문이다. 일정 정도의 컬렉션이 형성되면 그들은 자신만의 미술관을 세우고 싶어 한다. 그 목적이 과시욕이든 문화 경험 공유를 위한 자선 활동의 일환이든 간에 최근 미술계는 슈퍼 리치 컬렉터들이 세운 개인 미술관이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통독 이후 유럽의 새로운 문화 중심 도시로 떠오른 베를린과 전통적인 예술의 도시 베네치아에 새로 들어선 개인 미술관들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0년 만에 유럽 4대 미술 축제가 동시에 열린 지난여름, 그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세계적 부호 컬렉터들이 선택한 베를린



베를린으로 이주한 독일 부호 컬렉터들분데스리가나 맥주로 유명한 독일은 사실 6000개가 넘는 뮤지엄의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통독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베를린은 최근 ‘유럽에서 가장 핫한 예술의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이 세계 도처에서 몰려들고 있고, 새로운 상업 화랑이 속속 문을 열고 있으며, 부호 컬렉터들도 앞다투어 이 도시에 새 둥지를 틀고 그들의 개인 미술관을 세우고 있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베를린을 선택한 걸까? 그들의 미술관은 어떤 모습일까?


1 현대 조각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하는 호프만 컬렉션 1층 입구. 2 미 컬렉터스 룸 2층에 있는 분더캄머.

세계적 부호 컬렉터들이 선택한 베를린

베를린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인 미술관은 보로스 컬렉션(Sammlung Boros)일 것이다. 현대 미술 컬렉터인 크리스티앙 보로스(Christian Boros)와 그의 아내 카렌(Karen)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미술관으로 건물 외관부터 범상치 않다.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폭격에 대비해 지은 5층짜리 벙커 건물이다. 지금도 당시 폭격 자국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은 카를 보나츠(Karl Bonatz)에 의해 설계됐으며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전쟁이 끝난 후 벙커는 감옥, 의류 창고, 테크노 클럽 등으로 사용되다가 2003년 보로스 부부가 매입하면서 미술관이 됐다. 원래는 120여 개의 방이 있었으나 미술관 용도에 맞게 개조하면서 80개로 줄었다. 개조 공사는 2~3m 두께의 벽과 천장 때문에 5년이나 걸렸고 이때 추가된 맨 꼭대기 층은 현재 보로스 부부의 펜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다. 독일 서쪽 부퍼탈에서 광고업과 출판업으로 성공한 크리스티앙 보로스는 18세 때부터 미술품을 수집했다. 20대 중반에 당시 자신과 또래였던 영국 YBA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했을 정도로 미술적 안목이 뛰어난 걸로 알려져 있다. 건물 내에 컬렉터의 프라이빗한 주거 공간이 함께 있기 때문에 매주 토요일만 개방하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관람 수요가 늘면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4일간 개관하고 있다. 전문 가이드의 인솔로 한 번에 10~12명만 관람할 수 있다.
3, 4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보로스 컬렉션 외벽과 전시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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