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대에 이혼한 세 아이 엄마, 전남편 죽음에 "봉변 두려워"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3.26 05:15  |  조회 29136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남편의 폭력적인 모습에 이혼하고 세 아이를 홀로 키웠지만, 최근 세상을 떠난 전남편의 장례식에 가지 못했다는 사연자가 등장했다.

25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사연자가 "이혼한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헛소문이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혼 뒤 사연자는 6년 동안 아이 세 명을 혼자 키우고 있다며 "며칠 전에 전남편이 하늘나라로 갔지만 자꾸 이상한 소문이 돌더라. 제가 나쁜 사람이 돼 있더라"고 말했다. 헛소문은 사연자가 전남편의 명의로 8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전남편이 신용불량자가 돼서 세상을 떠났고,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갔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사연자는 "오해를 풀어야 하는 건지, 모른 척하고 살아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연자는 이혼한 이유에 대해 전남편이 "가정적이지 못하고, 책임감도 없고, 자유분방하고, 아이를 함부로 하고, 경제 능력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수근은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이혼했다고 하면 이유를 안 들어도 안다"라고 공감했다.

이어 사연자는 전남편이 첫째에게 학대를 했고 첫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아빠한테 화를 냈다고 회상했다. 사연자는 아이가 무슨 일을 저지를까 걱정이 돼서 시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보증금은 건들지 말고 너희만 나가"라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연자는 정말 그 길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게 됐다고.

위자료와 양육비 없이 빚만 가지고 나왔다는 사연자는 "언젠가 한 번쯤은 아빠 노릇을 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전남편은 2년 전부터 간경화가 심하다더니 결국 최근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고 전했다.

사연자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사연자 엄마의 폐 수술 날짜와 겹쳐서 만나는 시기를 놓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전남편은 아이들을 만나기 전 세상을 떠났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연자는 "남편을 마주하는 것보다 저를 향한 헛소문에 봉변 당할까 봐 장례식을 갈지 고민이었다"라고 말을 이었다. 심지어 혼자 가겠다는 큰아이도 못 가게 말렸다고.

서장훈은 "아이들은 보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너의 마음이 문제가 아니라 아빠의 장례식은 참석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내 헛소문에 매달리지 말 것을 조언했다.

이수근은 "거긴 이제 남이다. 신경 쓰지 마라.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 생각만 하면 된다"라며 "오해를 네가 직접 풀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어머니가 무릎 꿇고 빌면 억울함이 풀리겠나. 아니다. 혼자서 세 아이 잘 키우지 않았나"라며 새 삶을 살 것을 권유했다.

서장훈은 사과받고 싶다는 사연자에게 "억울하고 화가 나겠지만 사과받을 대상을 모를 거다. 누가 헛소문을 퍼트렸는지 다 모르는 일이다. 사과받는다는 건 불가능하다"라며 "불행한 쪽으로 에너지를 소비하지 마라. 아이들하고 어떻게 잘 살 건지 고민하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라고 강하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두 보살의 조언을 들은 사연자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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