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명품' 어그부츠 품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  2012.01.01 17:02  |  조회 6955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불경기로 국내 의류업체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공격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

1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의 양털부츠 브랜드 '어그 오스트레일리아(UGG Australia)'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인수하고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 데커스 아웃도어가 보유한 오리지널 양털부츠 브랜드. 국내에서는 양털부츠를 곧 '어그부츠'라고 부를 정도로 특정 고유명사가 일반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그만큼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인지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전까지 이 브랜드는 오마이솔이라는 업체에서 수입했는데 이번에 신세계인터내셔날로 국내 사업 파트너를 바꿨다. 지난해 국내시장 매출규모는 200억원대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매에 나서면 올해 매출은 한결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어그부츠를 독점 판매하는 것은 매출상승 외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전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르마니와 돌체앤가바나, 갭, 바나나리퍼블릭, 코치 등 해외패션사업 위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마트 중저가 패션브랜드인 데이즈와 청바지 전문매장 진홀릭을 인수한데 이어 생활용품 전문브랜드 '자연주의'까지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패션에서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른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전담 기업으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사업 제휴도 단순히 어그 부츠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패션 슈즈와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정준호 신세계 인터내셔날 해외패션본부장은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브랜드로 국내 백화점 공략은 물론 플래그십 스토어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 브랜드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다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에도 해외 명품 패션브랜드 국내 판매권을 계속 늘리는 한편 국내 패션사업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를 중심으로 데이즈나 진홀릭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 생활용품 브랜드인 자연주의까지 활개를 펼 경우 올해 불황에도 불구, 제2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는 평이다.

이처럼 안정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은 눈에 띄는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5741억원) 가운데 매출이 안정적인 해외 패션사업부 비중은 48.9%, 국내 패션사업부는 32.4%, 라이프스타일사업부는 18.7%로 해외 패션이 중심을 잡고, 다른 사업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국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부분이 약진할 경우 2008년 이후 연 평균 25%를 넘는 매출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패션사업부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토종 패션기업 톰보이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백화점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외 패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며 "올해 국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사업이 선전한다면 매출 9500억원을 돌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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