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히어로물의 등장

[이현지의 컬티즘<46>] 고급스럽게 만들어 내용적·기술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오락물이다

머니투데이 스타일M 이현지 머니투데이 칼럼니스트,   |  2015.05.04 13:56  |  조회 4091
컬티즘(cultism). 문화(culture)+주의(ism)의 조어. 고급문화부터 B급문화까지 보고 듣고 맛보고 즐겨본 모든 것들에 대한 자의적 리뷰이자 사소한 의견.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포스터/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포스터/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실 영화를 보기 전, 언론의 평가들은 걱정스러운 수준이었다. 우선 영화에 나오는 한국의 모습이 기대에 못 미치고 한국 배우의 출연 비중이 생각보다 낮아 실망스러웠다는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출연진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의 막말 논란 등이 집중조명되면서 관객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내용들도 있었다. 만약에 지루하다면 2시간 반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걱정을 안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 말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영화는 2시간 반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로웠다. '덕후'라고 하기에는 모자라지만 히어로물의 광팬 중 한 사람으로서, 이번 영화는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히어로물이 아닌가 한다. 히어로물의 기본공식을 이렇다. 먼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상처입은 과거가 있는, 때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고전적인 영웅이 있다. 여기에 만만치 않은 악당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지만 결국에는 영웅은 전 세계를 구한다.

'어벤져스2'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첫 번째 지점은 이 기본공식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기본공식이 철저히 지켜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지난 70년간 이 기본공식으로 많은 캐릭터들을 생산해 낸 마블 코믹스의 원작들 덕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것을 영화화하면서 어떻게 상투적이거나 촌스럽지 않게 풀어나갔느냐는 것이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매력적인 요소의 첫 번째는 뭐니뭐니해도 영웅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다. 각자의 능력을 가진 많은 영웅들이 힘을 합쳐 악당을 무찌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호성을 자아낸다. 전편에서도 화제가 됐었던 부분이지만 영웅들의 스토리와 캐릭터 소개, 그리고 이들이 만나서 함께 싸우게 되기까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전편과 달리 첫 장면부터 영웅들이 같이 싸우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몰입도를 한 순간에 높인다.

헐크,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토르가 다 같이 한 곳을 향해 포효하는 장면은 거의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이미 전작에서 많이 친해진 이들이 서로 농담을 던지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 등을 돌리지 않고 지금처럼 무적의 팀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부모와 같은 마음마저 든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거기에 새로 등장한 쌍둥이 남매의 존재는 극의 흥미를 더욱 높인다. 사실 원작 만화에서 이 쌍둥이는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매그니토의 자식들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판권 문제로 가상의 동유럽 국가 소코비아 출신 두 사람이 히드라 출신의 야심가 스트러커에 의해 생체 실험을 받고 초능력을 부여 받는 설정으로 바뀌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퀵실버와 염력을 사용해 상대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스칼렛 위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매력으로 '어벤저스2'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만화를 기반으로 한 액션 히어로물을 고급스럽게 만들어낸 '어벤져스2'는 내용적 측면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오락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굳이 한국에서 저 장면을 촬영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나 국내 팬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콘텐츠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국내 팬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생각하고 영화 자체를 본다면 영화를 더 깊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