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청춘'과 '진짜 사나이'의 논란…'관찰 예능'의 한계?
[이현지의 컬티즘<86>] 결국 예능은 재미가 관건…관찰 예능에 적합한 출연진 발굴이 먼저
머니투데이 스타일M 이현지 칼럼니스트, | 2016.04.01 08:40 | 조회 13162
컬티즘(cultism). 문화(culture)+주의(ism)의 조어. 고급문화부터 B급문화까지 보고 듣고 맛보고 즐겨본 모든 것들에 대한 자의적 리뷰이자 사소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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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꽃보다 청춘' 화면 캡처 |
논란에 있어서는 예능프로그램 '일밤 - 진짜 사나이 2'(이하 '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 편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일에는 배우 김성은이 의무부사관이 되기 위한 2차 필기시험을 진행하던 중 한 문제를 옆에 앉은 하사가 알려줬다고 양심 고백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방송이 끝난 후 김성은에게 답을 가르쳐준 하사의 불이익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김성은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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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상당히 위험부담이 큰 제작방식이다. 대본도 극본도 없고, 일반 버라이어티처럼 벌칙이나 일정한 제도도 없다. 제작진의 상황통제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로지 출연자의 역량과 '우연한' 상황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군, 육아, 여행, 결혼 등 상황 설정도 이미 포화상태다. 결국 아무리 수많은 카메라를 들이대도 보여줄 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진짜 사나이'나 '꽃보다' 시리즈처럼 일정 포맷이 이미 여러 번 반복돼 100% 출연진의 역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들은 더욱 그렇다.
일단 '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을 보자. 여군의 이야기를 풀 수 있는 범위는 남자의 경우보다 폭이 훨씬 좁다. 또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관찰 예능의 관음증적 측면에서 여자 연예인들은 처음부터 위험 부담을 안고 간다. 여군 특집이 늘 논란의 대상이 됐던 이유다. 그것을 4기까지 끌고 오면서 스토리는 더욱 고갈됐고 캐릭터는 겹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결국 자극적인 자막을 사용하고, 극적인 상황을 여과 없이 내보낼 수 밖에 없게 된 것은 어쩌면 예견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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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방송화면 캡처 |
결국 예능은 재밌어야 한다. 재미가 있으면 별다른 논란이 생길 여지도 없어진다. 하지만 억지로 재미를 담으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자연스럽게 재밌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관찰 예능에 적절하고, 가만히 둬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매력 있는 출연자들을 발굴하는 것이 먼저다. 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걸러내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 재미요소를 부각시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꽃보다'의 사례에서 보듯이 약간의 논란은 마케팅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출연자의 도덕성이나 편집의 문제, 관찰 예능의 한계를 운운하기 전에, 정말 재밌는 예능을 만들기 위한 초반 기획이 확실하다면 모두 해결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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