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커피값 인상, '소비자가 봉'인 이유
제품원가 3.8% 늘었지만 가격인상은 9.9%… 최대 흑자 올리고도 "원가 감당 안된다?"
원종태 기자, 장시복 기자, 신동진 기자 | 2011.04.22 16:22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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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시장 '절대강자' 동서식품이 오는 2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9.9% 인상키로 한 데 대해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정부와 식품업체간 가격인상 조율에서 허용된 범위로 알려진 10%내에서 최대 폭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동서식품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가격인상으로 국내 커피 애호가들은 직접적인 부담을 져야 할 전망이다.
◇작년 '최대 흑자' 냈는데도 원가부담 감당 안된다(?)=동서식품은 이번 가격인상 배경에 대해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최근 1년 새 123% 올라 원가부담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서식품은 지난해 원가부담 가중에도 불구,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이 15.3%로 최근 3년간 가장 좋았다.
당기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도 12.5%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감내할 수 없었다는 원가 부담 속에서도 이처럼 탄탄한 흑자를 올린 배경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점 사업자로서 동서식품 흑자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 영업이익률은 평균 15%를 웃돈다. 당기순이익률도 10년 연속 11%를 넘는 등 식음료업계 최고 수준의 흑자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다른 식음료업체 A사 대비 영업이익률은 3배, 당기순이익률은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전문가는 "동서식품 커피 믹스는 애호가들이 워낙 많고 과점적 사업구조로 다른 식음료업체보다 3∼4배를 넘는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가격을 올린 것은 원가부담 가중 이유보다는 현재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품 매출원가 3.8% 늘었는데 가격인상은 9.9%=이 때문에 동서식품 가격인상이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등에 업고 소비자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서식품이 특히 이번 가격 인상의 주원인이라고 밝힌 커피 원두 가격 상승폭에 비해 제품 매출원가 증가폭은 눈에 띄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연말까지 9개월간 커피 원두 국제시세가 70% 이상 올라 커피 원두를 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동서식품 제품 매출원가는 8032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품 매출원가에서 70% 비중을 차지하는 커피 원두의 시세가 지난해 9개월간 70% 올랐는데도 정작 제품 매출원가는 3.8%만 늘어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제품 매출원가에서 70% 비중을 차지하는 커피 원두 시세가 70% 인상됐다면 제품 매출원가가 어떻게 고작 3.8%만 늘어날 수 있느냐"며 "동서식품 주장대로라면 제품 매출원가가 최소 두 자릿수 증가율 이상 늘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커피 원두 상승폭을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동서식품이 오랜 구매 노하우로 커피 원두를 시세보다 싸게 대량 구매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커피 원두 국제 시세 상승은 제품 매출원가 증가율(3.8%)을 고려할 때 동서식품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동서식품은 제품 가격 인상률을 최대 9.9%로 책정해 제품 매출원가 증가율(3.8%)보다 2.5배 높게 가져갔다.
◇경쟁사 견제 위한 마케팅비용 전가 의혹도=이번 동서식품 가격인상을 업계 1위 자리 유지를 위해 쏟아 부은 할인행사 비용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에서 맥심 커피믹스 180개 들이 제품은 정상 판매가가 2만2000원이지만 실제로는 2만400원에 팔리고 있다. 한 전문가는 "나머지 1600원은 동서식품이 따로 비용을 부담해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여기에 커피믹스를 추가로 얹어주는 덤 행사까지 실시해 이 경우 180개입 제품 당 1000~2000원 정도 프로모션 비용이 불어난다.
전문가들은 "최근 커피믹스 경쟁이 치열해지며 동서식품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할인 행사와 덤 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 비용 부담을 만회하려는 속내도 이번 가격인상 배경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소비자를 위한 할인 행사 비용을 가격인상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다시 가져가는 셈이다.
한편 동서식품 가격 인상으로 경쟁 제품인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뚜렷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됐다. 지금까지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주요제품 별로 동서식품 모카골드에 비해 500원(2.4%)정도 비쌌는데 모카골드 가격이 평균 9.7% 올라 프렌치카페는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 커피믹스에는 들어가는 합성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을 뺀 프렌치카페가 가격경쟁력까지 생길 경우 판매량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했다. 프렌치카페는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동서식품을 견제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정부와 식품업체간 가격인상 조율에서 허용된 범위로 알려진 10%내에서 최대 폭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동서식품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가격인상으로 국내 커피 애호가들은 직접적인 부담을 져야 할 전망이다.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제품군 ⓒ동서식품 홈페이지 |
당기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도 12.5%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감내할 수 없었다는 원가 부담 속에서도 이처럼 탄탄한 흑자를 올린 배경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점 사업자로서 동서식품 흑자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 영업이익률은 평균 15%를 웃돈다. 당기순이익률도 10년 연속 11%를 넘는 등 식음료업계 최고 수준의 흑자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다른 식음료업체 A사 대비 영업이익률은 3배, 당기순이익률은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전문가는 "동서식품 커피 믹스는 애호가들이 워낙 많고 과점적 사업구조로 다른 식음료업체보다 3∼4배를 넘는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가격을 올린 것은 원가부담 가중 이유보다는 현재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품 매출원가 3.8% 늘었는데 가격인상은 9.9%=이 때문에 동서식품 가격인상이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등에 업고 소비자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서식품이 특히 이번 가격 인상의 주원인이라고 밝힌 커피 원두 가격 상승폭에 비해 제품 매출원가 증가폭은 눈에 띄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연말까지 9개월간 커피 원두 국제시세가 70% 이상 올라 커피 원두를 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동서식품 제품 매출원가는 8032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품 매출원가에서 70% 비중을 차지하는 커피 원두의 시세가 지난해 9개월간 70% 올랐는데도 정작 제품 매출원가는 3.8%만 늘어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제품 매출원가에서 70% 비중을 차지하는 커피 원두 시세가 70% 인상됐다면 제품 매출원가가 어떻게 고작 3.8%만 늘어날 수 있느냐"며 "동서식품 주장대로라면 제품 매출원가가 최소 두 자릿수 증가율 이상 늘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커피 원두 상승폭을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동서식품이 오랜 구매 노하우로 커피 원두를 시세보다 싸게 대량 구매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커피 원두 국제 시세 상승은 제품 매출원가 증가율(3.8%)을 고려할 때 동서식품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동서식품은 제품 가격 인상률을 최대 9.9%로 책정해 제품 매출원가 증가율(3.8%)보다 2.5배 높게 가져갔다.
◇경쟁사 견제 위한 마케팅비용 전가 의혹도=이번 동서식품 가격인상을 업계 1위 자리 유지를 위해 쏟아 부은 할인행사 비용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에서 맥심 커피믹스 180개 들이 제품은 정상 판매가가 2만2000원이지만 실제로는 2만400원에 팔리고 있다. 한 전문가는 "나머지 1600원은 동서식품이 따로 비용을 부담해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여기에 커피믹스를 추가로 얹어주는 덤 행사까지 실시해 이 경우 180개입 제품 당 1000~2000원 정도 프로모션 비용이 불어난다.
전문가들은 "최근 커피믹스 경쟁이 치열해지며 동서식품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할인 행사와 덤 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 비용 부담을 만회하려는 속내도 이번 가격인상 배경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소비자를 위한 할인 행사 비용을 가격인상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다시 가져가는 셈이다.
한편 동서식품 가격 인상으로 경쟁 제품인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뚜렷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됐다. 지금까지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주요제품 별로 동서식품 모카골드에 비해 500원(2.4%)정도 비쌌는데 모카골드 가격이 평균 9.7% 올라 프렌치카페는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 커피믹스에는 들어가는 합성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을 뺀 프렌치카페가 가격경쟁력까지 생길 경우 판매량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했다. 프렌치카페는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동서식품을 견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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