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옷' 입소문… 매장 열자마자 '대박'

SPA·아웃도어 공세에도 제일모직·LG패션·코오롱FnC 등 매출 증가

머니투데이 이어서 기자  |  2012.06.01 05:45  |  조회 8691
'신세경 옷' 입소문… 매장 열자마자 '대박'

경기부진과 아웃도어,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의 공세속에도 대기업의 대표 여성패션 브랜드들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소 여성복 브랜드들이 매장을 축소하거나, 아예 브랜드를 철수하는 등 부진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제일모직의 여성복 부문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15% 가까이 증가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잡화브랜드 데레쿠니는 지난 4월 한 달간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등에서 각 매장당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에서도 놀랄 정도"라며 "여성복인 에피타프 역시 신규 브랜드임에도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여성복 매장 중에서 기존 브랜드들을 누르고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패션도 모그, 헤지스레이디스, 닥스숙녀등 여성복브랜드의 올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액세서리 역시 매출이 10% 증가했다. 기업 내 매출비중도 커졌다. LG패션 관계자는 "2007년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하는 숙녀복 사업부 매출 비중이 지난해부터는 전체 25%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여성 잡화 브랜드에서는 코오롱FnC 쿠론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쿠론은 올 들어 4개월 동안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쿠론이 지난 한 해 22개 매장에서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올 1~4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50% 성장했고 롯데 센텀시티에서도 270%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자사 여성복 브랜드가 선전하는 이유에 대해 제일모직 관계자는 "구호, 르베이지, 데레쿠니, 에피타프로 구성된 제일모직 레이디스 사업부 브랜드들은 기존 경쟁 브랜드에서 찾을 수 없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상품 구성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FnC 관계자 역시 "최근 고객들의 구매 패턴은 획일화된 디자인보다는 명확한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반영된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쿠론은 기존 브랜드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컬러와 디자인을 반영했는데 이런 점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본력을 앞세운 연예인 간접광고(PPL) 마케팅과 지속적인 고객관리도 한몫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에피타프는 SBS 드라마 '패션왕'에서 신세경이 입고 나오면서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입소문을 얻으며 충성고객을 양산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여성고객들은 남성에 비해 연예인의 착용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실제로 제품력을 바탕으로 PPL 마케팅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브랜드들은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패션쇼를 펼치고 브랜드별 정기적인 '스타일링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단순히 상품만이 아니라 의상을 트렌드와 시간, 장소, 상황(TPO)에 따른 스타일 정보도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패션업계 전문가는 "대형 업체들은 불황기에 투자를 함에 따라 회복기에 실적 개선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선순환 구조를 보인다"며 "2004년 매출액 1조원(2011년 기준) 이상의 주요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10% 수준에 불과 했지만 내년에는 20%를 상회할 것으로 보여 시장 내 과점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에 주력하지 않으면 중소 브랜드의 설땅은 점점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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