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심' 흔든 韓화장품 인기 비결은?

[신년기획] 지금은 '한류 3.0'시대 (1)K뷰티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3.01.02 05:48  |  조회 2165
1990년대 말 국내 TV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가 중국에 방영되면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열풍, 이른바 '한류'가 시작됐다. 2000년대 초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며 영상콘텐츠 중심의 `한류 1.0돴 시대가 열렸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아이돌 가수가 부르는 'K팝'에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까지 열광하는 '한류 2.0시대'로 전환됐다. 한국드라마와 음악, 연예인으로 대표되는 K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K제품으로 번졌다. 2013년 세계가 낯설었던 한국음식에 중독되고 비싼 한국화장품으로 피부를 관리한다. 한국연예인처럼 예뻐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면서 성형외과, 피부과 등 의료계도 분주하다. 대중문화에서 전 산업으로 확산된 '한류 3.0시대'의 현상과 산업적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3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사진 왼쪽부터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장근석(네이처리퍼블릭), 동방신기(미샤), JYJ(토니모리).
↑사진 왼쪽부터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장근석(네이처리퍼블릭), 동방신기(미샤), JYJ(토니모리).
"처음엔 제가 좋아하는 그룹 동방신기가 모델이라고 해서 한국 화장품을 쓰게 됐어요. 근데 한국 화장품에 반해서 신제품을 계속 찾다 보니 요즘은 과거에 잘 몰랐던 배우 이민호의 팬이 됐어요."(일본인 치에코 모리타니, 여 32세)

지에코 모리타니씨의 말 속에 한국화장품이 불과 몇 년 사이 글로벌 '여심'을 흔든 비결에 대한 힌트가 들어 있다. K뷰티가 문화한류에서 파생된 것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류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운 화장품업체들은 최근 몇 년 새 매출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미샤는 동방신기를 아시아 모델로 쓰고 있고, 토니모리는 JYJ를 기용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배우 장근석을, 마몽드는 슈퍼수니어의 최시원을 모델로 쓰고 있다. 이밖에 배우 이민호(이니스프리), 김수현(비욘드), 그룹 샤이니(에뛰드 하우스) 등의 한류 남자 스타들이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스타를 모델로 쓰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됐다"며 "최근에는 화장품 모델을 해야 한류 스타라는 인식이 강해 스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중국인 유학생 리후이 콴(23세, 여)은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하면서 한국 화장품을 쓰게 됐다"며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기 때문에 중국으로 돌아가서도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은 최근 중국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프랑스 제품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다양한 디자인도 외국인의 구미를 당겼다. 디자인과 패키지는 물론 제품 라인도 시즌별로 자주 바뀌고, 다채롭게 구성됐다는 것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최근 일본산업지역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5년 전보다 한국 제품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66.3%에 달했고, 이유로는 "달팽이 크림이나 뱀독 화장품 등 일본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상품이 많다"는 점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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