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으로 연기를 조각한다고?" 국내1호 솜 조각가
[피플인터뷰]노동식 작가, 아모레퍼시픽 등과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 진행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3.03.04 06:4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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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작가는 반평생 솜틀집을 운영한 부모 아래서 어릴 때부터 솜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자랐다. 그가 솜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유도 부모님의 솜틀집에 대한 어린 시절 기억에서 비롯됐다.
"아버지는 솜을 만드는 것으로 저희 4남매를 키우셨어요. 솜틀 기계 사이로 나오는 새하얀 솜들은 제 어린 시절의 가장 익숙한 놀이기구이자 아버지와 가족을 떠올리는 매개체죠.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솜을 통해 현실공간에 재구성하는 작업이 제 일입니다."
↑노동식 작가의 '솜으로 빚은 따뜻한 핑크리본'. |
솜으로 만든 작품들로 다양한 전시회를 진행해 온 그는 지난해 재능기부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이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아워 핑크리본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해 '솜으로 빚은 따뜻한 핑크리본'이라는 작품을 내 놓은 것.
이 작품은 모형 비행기가 핑크색 연기를 뿜으며 핑크리본을 완성하는 에어쇼로 여성의 건강한 삶에 대한 소망이 솜과 함께 피어오르는 형상을 표현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키고자 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의 따뜻한 메시지를 듣는 순간 솜이라는 소재와 무엇보다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10월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서울대회 당시 여의도에 설치된 제 작품을 지나가던 가족들이 작품 곁에서 사진을 찍던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주재료인 솜이 독특한 소재이다 보니 직업적 애환도 남다르다. 노 작가는 특히 솜이 때가 탈까봐 매번 걱정이다. 그는 "솜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오염되기 쉬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작품 전시 장소나 방법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미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재능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미술이라고 해서 꼭 어렵고 난해한 것만은 아니다"며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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