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소통하는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

'희망고 컬렉션'으로 젊은세대와 소통하고파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4.02.11 08:38  |  조회 11141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상위 1% 여성들의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이광희 부티크'의 의상들은 전직 영부인들과 재계 안주인들이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럭셔리 브랜드보다 더욱 다가가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이광희 디자이너는 누구보다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젊은 디자이너, 이광희

지난해 11월 이광희 디자이너는 기존의 스타일과 다른 컬렉션을 선보였다.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기존의 이광희 맞춤복을 젊고 도시적으로 재해석했다. 이 디자이너는 "종전의 '이광희'보다 한층 젊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일을 하는 젊은 직장 여성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었다. 볼륨과 길이 실루엣 등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새 컬렉션 '송 투 더 어번 문(Song to the urban moon)'의 의상들은 여성스러운 디자인과 남성적인 디자인이 조화를 이뤘다. 활동적이면서도 우아하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것이 특징이다. 상반되는 이미지가 공존하는 이중성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이 디자이너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패션계의 트렌드로 굳어진 콜라보레이션의 국내 원조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8년 순수 미술 작가와 함께 협업을 했고 이후 조각, 회화, 미디어아트, 무용 등 다양한 장르 예술과의 작업이 진행됐다. 자신의 패션쇼에 3D, 4D 등 최첨단 영상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디자이너는 요즘도 여전히 새로운 장르에 대해 연구중이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희망을 짓다

이광희는 의상 뿐만 아니라 희망을 짓는 디자이너다. 그녀와 '희망고 프로젝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심은 나무 한 그루를 시작으로 '희망고 빌리지(Himango Village)' 사업으로까지 확장했다.

"우연히 톤즈 지역을 방문했는데 영화나 TV에서 봤던 아프리카의 모습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문명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였고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건초와 흙먼지뿐이었어요."

이광희 디자이너는 톤즈 지역과의 인연을 맺기 시작한 당시를 기억했다. 굶는 게 일상인 톤즈 사람들에게 유일한 먹거리는 망고였다. 일시적인 도움보다는 한 번의 투자로 지속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었다. 한 번 심고 잘 키우기만 하면 평생 먹을거리가 보장되는 망고가 정답이었다. 이 디자이너는 "톤즈와의 첫 만남이 지금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며 "주변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 '희망고 프로젝트' 규모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사)희망의 망고나무(이하 '희망고')는 지난 2009년 공식 출범한 뒤 지금까지 약 3만여 그루의 망고나무를 톤즈 지역에 심었다. 국내에서는 패션, 문화, 각종 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야와의 활동을 이어오며 톤즈 지역에 '희망고 빌리지'를 건립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디자이너는 "희망고 프로젝트는 남수단 톤즈 지역 사람들이 자립자족할 수 교육사업이다"며 "제2의, 제3의 희망고 빌리지로 이어지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다른 NGO단체들이 가기 어려운 지역을 찾아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희망고 컬렉션'으로 젊은이들과 소통하겠다

이 디자이너는 희망고 컬렉션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할 계획이다. 로맨틱한 디자인을 살리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모던하고 심플한 의상들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디자이너는 "앞으로 발표할 컬렉션에 대해 고급화할 수 있는 부분은 발전시키되 색감이나 기하학적 디자인, 회화적인 요소를 더해 젊은 층이 입을 수 있는 컬렉션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사진제공=(사)희망의 망고나무
이 디자이너는 '희망고 프로젝트'를 재차 강조했다. 그녀는 "의류 뿐만 아니라 생활 소품들을 만들어 대중들과 호흡하겠다"며 "희망고를 통한 제품 콜라보레이션으로 기부와 연결되는 착한 제품들을 꾸준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희망고 바자회,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이 디자이너의 2014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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