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공화국 만든다...정유경의 '실험 원년'

신세계인터내셔날 2016년 사업계획...해외사업 부문 및 뷰티 신규사업 추진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5.12.28 03:30  |  조회 6490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최근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 면세· 백화점 및 패션사업을 도맡게 된 정유경 신세계 사장의 실험이 시작된다. '패션과 뷰티'를 양대 축으로 그룹 성장동력을 마련해 2016년을 '정유경의 실험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패션사업은 기존 '효자 브랜드' 확대를 바탕으로 해외패션 부문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화장품은 최근 합작설립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기반으로 체질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2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패션 브랜드 볼륨 확대와 해외 브랜드 체력 강화, 뷰티부문 신규 사업진출을 중심으로 하는 2016년 사업계획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국내 브랜드는 중국 진출과 라인 확장, 상품력 강화를 통해 볼륨을 키울 계획이다. 대표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내년 말까지 중국 사업을 강화, 36개인 현지 매장을 5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매출목표는 올해 1250억원에서 20% 늘어난 1500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 3분의 1가량을 중국 매출로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도의 아픔을 겪고 새로운 '효자 브랜드'로 거듭난 톰보이는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톰보이는 1977년 설립된 토종 패션 기업으로 2010년 부도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됐고,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무리한 확장보다는 브랜드 내 라인 확장과 상품력 강화를 통해 800억원대 매출을 900억원대로 올리고 확고한 성장 기반을 다진다.

해외 브랜드 사업은 성장성이 높은 남성복과 잡화 부문에 주력한다. 기존 브랜드 체질 강화는 물론 신규 브랜드 론칭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품력 강화에 집중한다. 자주는 올해 총체적인 디자인과 브랜드력 강화를 위해 현대카드,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을 총괄해 온 오준식 상무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VMD(매장 전시 디자인) 등을 총괄 개선해 본격적인 '색깔 내기'에 나설 전망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문은 화장품 사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을 전개했지만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아픈 손가락'으로 지적받아 왔다. 그렇지만 최근 세계 1위 화장품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 인터코스와 손을 잡고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2020년까지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 그룹 내 백화점, 면세점이라는 채널과 함께 자체 브랜드, 제조 기반까지 갖춰 뷰티 사업이 본격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트 유통, 식음료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 면세점과 패션뷰티 브랜드 부문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맡게 된 '남매 경영'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도 평가된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내 색조와 스킨케어를 아우르는 생산공장과 R&D(연구·개발) 혁신센터를 만들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브랜드 비디비치 제품력 강화는 물론 신규 화장품 브랜드 론칭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ODM 측면에서도 인터코스가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색조를 비롯해 스킨케어 연구개발 역량도 강화,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고객사 확보에도 주력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기존 패션부문 여성복 브랜드 사업의 볼륨을 늘리고 남성복 및 잡화 부문 체질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패션에 이어 신성장축으로 뷰티사업의 기반을 갖추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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