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매일 목욕탕서 때 민 김병장, 한달 후 피부가…

[스타일 지식인] 지나친 때밀기는 각질층 손상 우려…3~4개월에 한번 정도가 적당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6.03.17 09:28  |  조회 10662
/사진=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캡처
Q.> 군 전역 후 올해 대학에 복학한 20대 청년입니다. 군 복무 기간 동안 때를 밀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피부도 검게 그을린 데다가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복학하면 예쁜 여학생들도 만나게 될텐데 지저분한 복학생 이미지로 각인되기 싫어 복학을 한달여 앞두고 거의 매일 밤 때를 밀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개운했는데 2주정도 지나지 피부가 더 건조해지고 가렵기 시작했습니다. 한달이 넘으니 피부가 빨갛게 달아 올라 전역 직후보다 더 보기 흉한 상태가 돼버렸어요. 매일 깨끗이 씻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A.> '때밀기'는 우리나라 특유의 목욕 문화 중 하나죠. 중요한 일을 앞두고 '목욕재계'를 하며 마음을 가다듬기도 하죠. 피부 속 묵은 때를 벗겨내면 잡념까지 사라지는 기분까지 들 정도니까요. 이렇게 몸과 마음까지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때밀기'가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몸의 '때'는 피부 각질의 죽은 세포, 땀과 피지 등의 분비물, 공기 중의 먼지나 기타 더러운 물질들이 섞여서 피부에 붙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에 필요없는 더러운 때는 샤워 만으로도 충분히 씻겨 내려간다고 해요. 무리한 힘을 가해 때를 밀면 죽은 세포 뿐만 아니라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을 탈락시킬 수 있어 피부에 좋지 않습니다.

때는 보통 피부의 각질층에 분포돼 있는데요. 각질층은 피부 속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외부로부터 유해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때를 밀면서 피부 보호막인 각질층이 연약해지면 자연히 피부의 건강도 약해지는 겁니다.

/사진=KBS1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1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피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때 산성도를 살펴보는데요. 흔히 pH4.2~5.6 사이의 약산성 피부를 정상피부로 분류합니다. 피부에 존재하는 효소들은 pH5 정도에서 최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때를 많이 밀면 피부는 점차 알칼리성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만큼 피부 속 효소들의 기능도 떨어지게 되겠죠. 그 기능들 중 하나가 '지질'(脂質)을 만들어내는 건데, 지질은 각질층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성분입니다. 지질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각질층 형성에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겁니다.

또한 우리 피부에는 미리 만들어진 향균물질이 많이 분포돼 있는데요.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균이 상처를 통해 피부 속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는데 이 균들을 향균물질이 죽여줍니다. 향균물질 역시 각질층에 존재하는데요. 각질층이 없다면 균을 물리칠 향균물질이 있을 곳이 없어지고 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죠. 때를 민 피부와 그렇지 않은 피부를 비교해보니 때를 민 쪽에서 더 많은 균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사진=KBS1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1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때를 자주, 많이 밀면 피부의 수분도와 탄력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깨끗해지려고 시작한 때밀기가 오히려 피부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벼룩 잡으려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네요.

눈에 보이는 거친 각질은 오히려 다른 질환에 의해 생긴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각질이 생기는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야지 무턱대로 때밀이 타월로 밀어 없앤다고 능사는 아니란 얘기죠. 정말 우리 몸을 더럽게 만드는 물질들은 매일 하는 비누 샤워만으로도 충분히 씻겨 내려간답니다.

갑자기 각질이 많아진 것 같아 지저분해 보일지라도 우리의 피부는 각질의 생성과 탈락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있으니 너무 무리한 '때밀기'는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도 꼭 때를 밀어서 개운함을 느끼지 않고는 못 베기겠다면 3~4개월에 한번 정도 미지근한 물에 몸을 충분히 불린 후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때를 밀어주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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