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조여정, 왜 '여기' 드레스 고집했을까

칸 영화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국내 브랜드' 택한 조여정…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0.02.16 06:00  |  조회 97917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던 날, 배우 조여정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누드톤의 일자 톱과 풍성한 블랙 스커트가 돋보이는 우아한 드레스였다.

조여정이 지난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입은 드레스는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국내 여성복 브랜드 '아보아보'(avouavou) 제품이었다.

아보아보는 한아름·한보름 자매가 이끄는 여성복 브랜드로, 기성복 라인과 함께 특별한 날 입을 수 있는 세레모니 라인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기성복 원피스 한 벌에 70만원 정도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다.

조여정이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내 브랜드 드레스를 입은 것은 금방 화제가 됐다. 동시에 드레스 디자인이 너무 심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아보아보 디자이너 한아름 실장은 의도된 디자인이었다고 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보아보' 드레스를 입은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아보아보 인스타그램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보아보' 드레스를 입은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아보아보 인스타그램
한 실장은 "화려함보다는 클래식한 분위기와 완벽한 핏으로 조여정의 강점을 드러내기 위해 특히 신경 썼다"고 밝혔다.

이어 "조여정은 이목구비가 매우 뚜렷하지만 그 가운데 드러나는 동양적인 선이 매력적인 배우"라며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의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조여정의 건강한 피부를 가장 잘 빛내줄 수 있는 스킨톤의 톱과 항아리를 연상케 하는 실루엣의 스커트가 더해진 드레스가 탄생했다.

한 실장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위해 광택이 감도는 실크 소재로 스커트를 제작했으며, 컬러 블록 디테일로 세련미를 강조하고, 작은 조여정의 키를 더 커 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기생충'과 조여정, '빅 픽처' 있었다


칸 영화제,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머니투데이 DB. 뉴스1
칸 영화제,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머니투데이 DB. 뉴스1
조여정과 아보아보의 인연은 아카데미 시상식 전부터 이어져왔다. 지난해 5월 조여정이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 영화제'에 참석할 때부터 함께 했다.

이어 '기생충' 언론시사회, 10월 부산국제영화제, 11월 청룡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조여정은 지난 1월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입은 드레스를 제외하고 모두 아보아보의 의상을 입었다.

조여정이 국내 브랜드인 아보아보의 의상을 입게 된 데엔 10여년 간 호흡을 맞춘 고민정 스타일리스트의 힘이 컸다.

한 실장은 "고 스타일리스트에겐 영화 '기생충' 일정에 맞춘 패션의 '빅 피처'가 있었다"고 했다.

조여정이 칸 영화제부터 이후 이어진 일정에 맞는 스타일의 흐름이 이미 정해져있었다는 설명이다.

고 스타일리스트가 그린 스토리와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알맞는 의상들을 조여정의 몸에 꼭 맞는 완벽한 핏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국내 브랜드가 적합했다는 것.

칸 영화제,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머니투데이 DB, 뉴스1
칸 영화제,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머니투데이 DB, 뉴스1
칸 영화제에선 매트한 '블랙' 컬러가 연출하는 아우라와 최소한의 절개로 포멀하고 클래식한 룩을 연출했으며, 이어 언론 시사회에서는 상큼한 컬러의 투피스를 선택했다. 발랄한 레몬색으로 '황금종려상'이 줄 수 있는 무게감을 덜고, 역할에 알맞는 일명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을 연출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청룡영화제에선 블랙과 피치톤의 드레스를 번갈아 입으며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조여정, 국내 브랜드 택한 이유


조여정은 왜 중요한 순간에 국내 브랜드를 선택했을까. 한 실장은 그 이유를 '완벽한 핏'에서 찾았다.

한 실장은 "조여정과 고 스타일리스트가 화려한 옷보다는 T.P.O와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옷은 스타일의 일부일 뿐, 화려한 옷 한 벌에 주목하기보다는 배우가 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조여정씨가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피팅'(의상 제작 과정에서 옷을 입어보는 과정)을 자주 하러 온 결과 완벽한 핏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아보아보가 여성이 지닌 본연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체구가 작은 조여정에게 알맞은 핏인데다 그의 동양적인 선을 강조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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