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검진 후 파혼, 내가 파탄냈는지" 비뇨기과 의사 회의감 왜?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12.13 06:52  |  조회 246835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15년차 비뇨기과 원장이 돈은 잘 벌지만 일에 회의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42세 비뇨기과 원장 엄재두 씨가 의뢰인으로 출연해 15년차 비뇨기과 원장으로서 느끼는 회의감을 MC 서장훈, 이수근에게 털어놨다.

의뢰인은 "처음 개원을 할 때는 주위에 망한 선배들도 많고, 신용불량자된 선배들도 많아서 '망하지만 말자'는 목표로 열심히 했다. 병원이 안정되니 그런 쪽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초심을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배들, 친구들에 이야기를 해도 '다 그렇다', '너만 재미없냐', '배에 기름 꼈냐'고 진지하게 고민을 안 들어주더라"라고 했다.

"과를 선택할 때는 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는 의뢰인은 자신이 회의감이 들게 된 이유를 스스로 분석해봤다며 평소 겪는 고민스러운 상황들을 언급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그는 "부부, 커플이 성병 검사를 하러 왔는데, 외도가 의심되는 감염 증상 있으면 바람을 피운 거라고 이야기하기도 그렇고, 덮어주기에도 하얀 거짓말이 양심에 찔리더라. 실제로 말해주면 진료 끝나고 대기실에서 소리 높여 싸우더라"고 털어놨다.

또 "'이혼했다', '헤어졌다'는 얘기 들리면 내가 파탄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 신랑, 신부가 와서 하는 웨딩 검진에서 정자 검증을 했을 때 무정자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정자가 없는 경우에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서 얘기하니 파혼한 경우도 있다. 내가 뭔가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며 죄책감을 토로했다.

그는 또 "확대 수술을 할 경우 환자 분이 만족해 기분이 좋았는데 아내, 여자친구가 아닌 다른 데서 쓰려고 하는 경우도 많이 있더라"라고 했다.

서장훈이 병원 월 수익을 묻자 의뢰인은 어마어마한 금액을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확한 금액은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서장훈, 이수근은 "비뇨기과에서? 선배들이 '기름찬 소리 한다'고 할 정도 맞네"라며 깜짝 놀라 상당한 월 수익을 짐작케 했다.

부와 명예를 모두 누리고 있는 의뢰인은 귀어촌을 꿈꾸지만 아내는 대치동으로 이사가 자녀들 교육에 신경쓰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는 "은퇴 후 축구 원없이 해보고 싶다"며 "예전에 통영에서 공중보건의 할 때 남해에 있는 섬에 계신 독거노인 분들 무료 진료 다녔는데 그때가 제일 제 인생에서 행복한 시기였다"고 귀어촌을 원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서장훈은 의뢰인의 고민에 "의사가 너무 개인적인 것까지 앞서가서 생각하지 말라.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조언했다.

이어 "의사라는 일이 맨날 비슷비슷한 일을 하지 않나. 의사로서 욕심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환자들에게 더 좋은 치료를 하기 위한 마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의사로 새로운 목표를 만들기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수근은 "나도 지금이라도 낚시 하러 통영 가고 싶고 막 떠나고 싶은데 아내, 아이들이 있다보니까 (참는 것)"이라고 공감하며 "그냥 한 1년 쉬어라. 이미 지친 상태인 거다. 병원은 믿을 만한 동료들에게 남겨두고, 하고싶은 걸 해봐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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