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인종차별"…'개콘' 니퉁 김지영, 필리핀인 희화화 '뭇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2.05 10:36  |  조회 6051
/사진=유튜브 채널 '쯔양'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쯔양' 영상

코미디언 김지영이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캐릭터 '니퉁'으로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8일 먹방 유튜버 '채널에는 쯔양이 김지영과 함께 베트남 음식 '먹방'을 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쯔양은 "구독자 분과 '먹방'을 하려고 한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필리핀 분이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초대했다"며 니퉁 콘셉트로 분장한 김지영을 소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쯔양'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쯔양' 영상

KBS2 '개그콘서트' 속 니퉁의 모습 그대로 등장한 김지영은 어눌한 말투로 "제가 밥 같이 먹자고 졸라서 겨우 같이 밥을 먹게 됐다. '개그콘서트'에서 니퉁의 인간극장에 출연 중이다. 원래 농부의 마누라였는데 지금은 개그우먼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함께 쌀국수, 분짜, 짜조 튀김 등 푸짐하게 차려진 베트남 음식을 즐겼다.

이후로도 김지영은 계속 '니퉁' 캐릭터를 유지했고 "결혼이 하고 싶어서 왔고 남편 만나서 제가 꼬셨다. 마사지도 잘하고 운전도 잘하고 다재다능하다. 남편이 그 모습 보고 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K 드라마 좋아해서 한국 남자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라고도 했다.

계속해서 어눌한 말투를 쓰는 김지영에게 쯔양은 "어떻게 그렇게 하시는 거냐. 말투 흉내를 잘 내신다"라며 놀라워했고, 김지영은 "필리핀 사람이니까"라며 웃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쯔양'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쯔양' 영상

이후 옷을 갈아입은 김지영은 '니퉁' 콘셉트가 아닌 원래 모습으로 등장했다.

김지영은 "한국 사람이다.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본 적도 없고, 여권도 없다. 서울 토박이다"라며 다시 자신을 소개했다. 쯔양은 김지영이 선보이는 '니퉁'의 말투를 따라해보고자 했지만 "못하겠다"며 웃었다.

이를 본 필리핀 누리꾼들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조장한다", "필리핀 사람으로서 필리핀 사람이 출연한 걸 보고 뿌듯했는데, 필리핀 말투를 흉내 내거나 조롱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우리 억양은 놀림거리가 아니며 결코 비웃어선 안 된다", "한국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을 그렇게 묘사하는 줄 몰랐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한국 누리꾼들도 "이따위 인종차별 개그를 아직도 하고 있나. 시대 역행도 정도껏이지", "국제 개망신이다",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이 모양임. 뭘 잘못했다는 자각도 없다", "풍자나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조롱일 뿐이고 미개한 짓이다", "필리핀 사람들한테 면목이 없다", "2024년에 저런 캐릭터를 하고 있다니 부끄럽다" 등의 댓글로 비판했다.

'니퉁' 캐릭터의 김지영을 섭외하고 출연시킨 유튜버 쯔양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이 난리가 났는데 왜 영상 안 내리지?", " "쯔양도 문제의식 없이 촬영하고, 7일이나 지났는데 어떻게 아직도 영상 피드백이 없냐", "쯔양 실망스럽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김지영의 캐릭터 '니퉁'이 출연하는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 '니퉁의 인간극장'은 시어머니 역의 코미디언 김영희가 필리핀 출신 며느리인 니퉁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을 하고 구박하는 등의 콘셉트로 시대 역행 개그라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김지영은 2016년 SBS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KBS2 '개그콘서트 시즌'의 '니퉁의 인간극장'과 구독자 15만 명의 유튜브 채널 '폭씨네'에서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인 니퉁 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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