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따이공은 밀수"...한국 화장품 규제 신호탄

현지 진출 못한 중소브랜드 타격 예상…국산 브랜드 견제 신호탄 우려 높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4.08.26 15:22  |  조회 10666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대학생이나 주재원이 중국 현지인들의 의뢰를 받아 한국 상품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내주는 일명 '따이공'(代工)에 대해 중국 세관당국이 '밀수'로 규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따이공'의 구매비중이 가장 큰 한국 화장품업계는 따이공의 매수가 크게 줄 수 있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화장품업계는 중국 당국이 자국 브랜드 보호 차원에서 따이공의 한국 화장품 공수를 밀수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세무당국)는 이달초부터 '따이공'들의 해외 구매대행 업무를 밀수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수입거래 질서와 절차를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관련 보도=본지 7월 31일 2면 '한국 백화점 VVIP, 온라인 보따리상 '따이공'을 아시나요?' 참고)

유통업계에 따르면 '따이공'들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상품 규모는 연간 4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에서 화장품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매대행 특성상 정확한 파악은 힘들지만 중국 구매대행의 절반인 2000억원 정도는 한국 화장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효과는 이미 확산되고 있다. 중국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 우체국에서 화장품을 중국으로 보내는 것이 이달부터 불가능해졌다는 말이 들린다"며 "일부 따이공들은 현지에 직접 상설 매장을 내는 등 이번 규제로 업무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당국의 규제에 대해 국내 화장품업계도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 브랜드는 이번 조치를 반기는 반면 중소 브랜드는 그나마 중국으로의 간접 수출이 가로 막혀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따이공들이 중국으로 보내는 물건들은 사후관리도 안될 뿐더러 현지 가격 교란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며 "중국에 이미 진출해 사업을 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이번 규제가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10% 정도의 관세가 적용되는 국산 화장품 중 현지 구매대행으로 팔리는 제품은 정식 제품보다 최대 절반이나 저렴해 브랜드 이미지를 나쁘게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못한 중소형 브랜드는 따이공 매출이 줄면 매출에도 일정부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화장품업계는 이번 따이공 규제가 또 다른 한국 화장품 규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질검총국이 한국산 화장품의 품질을 문제 삼아 일부 제품을 반품·소각시킨 일이 있다"며 "따이공 규제라기보다 한국 화장품 등에 대한 규제일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현지 화장품 업체들은 자국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점유율도 전체 시장에서 50% 이상으로 늘리고 있다. 한국 관세청 관계자는 "따이공 규제에 대해 특별한 대응책은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중국 보따리상의 농산품을 규제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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