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지배한 인스타그램

H&M에서 샤넬까지 '패션'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SNS...마케팅전도 본격화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5.12.13 14:07  |  조회 15137
H&M=11.3m
샤넬=8.6m
루이비통=8.5m
유니클로=92.1k....


최근 잘나가는 패션 브랜드들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다. 'K'는 1000명, 'M'은 100만명을 뜻한다. 크건 작건 패션 기업이라면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고, 광고를 진행한다. 인스타그램은 특히 시각적인 것으로 승부를 거는 패션업계에서 고객들의 마음을 미리 읽고, 사로잡기 위한 필수 코스가 됐다.

패션업계 지배한 인스타그램
◇샤넬부터 H&M까지…'팔로워'만 수백만명
11일 유니클로는 아기자기하게 꾸민 '파티 식탁' 같은 사진을 한 장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유니클로 케이크'라고 명명한 사진에는 케이크와 머핀, 롤리팝 사탕 등 각종 디저트들이 올려져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게시물은 '유니클로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되는 '포장 이벤트'를 알리는 게시물이다. 양말, 티셔츠, 타올 등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이와 같은 모양으로 포장을 무료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것.

'좋아요(♥)'는 포스팅 한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1000여 건을 훌쩍 넘어갔다. 유니클로 측은 행사 소개와 함께 '#유니클로오쿠로' 라는 해시태그를 걸어 광고 및 참여를 독려했다. 행사에 참여한 고객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해시태그를 걸고 포스팅하면 동일한 검색어를 통해 사진을 모아 볼 수 있고 파급효과도 있다.

유니클로는 일본 본사 계정은 물론 한국, 홍콩, 영국 등 지역별 계정도 갖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자리해 국내외 고객이 몰리는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는 단일 매장으로 별도 계정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세분화된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한다.

패션업계 지배한 인스타그램

H&M은 이보다도 더 '덩치'가 크다. 무려 1100만여 명이 팔로우하며 H&M의 패션을 매일 꾸준히 '눈'으로 소화하고 있다. H&M 주력 상품에 대한 소개는 물론 화보와 같이 감각적인 이미지, 그리고 제품을 활용한 멋스러운 코디까지 이미지로 제공한다. 명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샤넬은 860만여명, 루이비통은 850만여명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제품 화보는 물론 유명 스타들의 착용 사진, 새 시즌 쇼까지 모두 엿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 낳은 21세기형 '전문가'
업계에 '언론' 못지 않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준전문가'들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임팩트있는 사진과 간략한 설명을 올린 뒤 블로그와 연계해 운영하면 파급력은 웬만한 언론 이상으로 강력하다. 린드라 메딘(Leandra Medine)은 세계적인 패션 블로거이자 인스타그래머이다. 그녀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수는 22만3000여명. 유니클로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수 보다 두배 이상 많은 셈이다.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이 브랜드에는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패션업게에서는 세계적으로 막강한 존재가 됐다.

지난 10월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브랜드 '보브'가 그녀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보브'는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직후인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여성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월 매출 7억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호실적을 달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스타일링 컬레버레이션' 관련 10여가지 상품이 400매 이상씩 재생산에 들어가는 등 큰 호응이 있었다"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 이상 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좌) 샤넬 인스타그램 계정, (우)린드라 메딘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
(좌) 샤넬 인스타그램 계정, (우)린드라 메딘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

프랑스 일간지 인터내셔날헤럴드트리뷴을 거쳐 패션지 보그에 이르기까지 50여년간 패션 전문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70대 노장 수지 멘키스 또한 강력한 인스타그래머다. 팔로워수는 16만5000명. 즉시 올라오는 '따끈따끈'한 현장 사진과 함께 촌철살인의 기사가 영향력의 비결이다. 이날은 (11일) 유니클로의 카츠타 유키 디자인&글로벌 연구부문 부사장에 대해 언급하며 '모든 사람에게 럭셔리를' 그리고 '흰 티셔츠야말로 럭셔리 아이템'이라는 그의 철학에 대해 소개했다.

유명 스타들과 디자이너들도 막강한 인스타그래머다. 700만 팔로워를 '거느린' 가수이자 패션 아이콘 '지드래곤'이 입는 옷은 날개 돋힌듯 팔려나가고 '스타 디자이너'도 탄생시킨다. 각각 180만 팔로워를 거느린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탱, 샤넬의 칼 라거펠트와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과 일거수 일투족도 파급력이 크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팔로잉 리스트'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관심영역을 측정하는 맞춤형 리서치 서비스도 나왔다"며 "패션계와 인스타그램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 브랜드들은 팬들과 소통하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효과적인 마케팅 툴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