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가치 첫 홈런볼 잡았는데…"직원 협박에 오타니도 못 만나고 뺏겼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4.05 11:21  |  조회 13636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7번)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초 솔로 홈런을 쳤다.이 홈런은 오타니가 다저스 입단 후 친 첫 홈런이다./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7번)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초 솔로 홈런을 쳤다.이 홈런은 오타니가 다저스 입단 후 친 첫 홈런이다./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 구단이 오타니 쇼헤이(30)의 입단 후 첫 홈런공을 주운 팬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가 LA다저스 입단 후 친 첫 홈런공을 주운 팬 앰바 로만(28)과 알렉시스 발렌주엘라(28) 부부가 겪은 일을 전했다.

결혼 1년 차인 앰바 로만은 남편 발렌주엘라와 함께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다저스의 경기를 보러 갔다가 오타니의 홈런공을 주웠다.

오타니의 홈런공을 줍게 된 로만은 감격했지만 이내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여야 했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 기념이 될 만한 홈런공을 주울 경우, 홈런을 친 선수는 개인 업적이 담긴 공을 돌려받는 대신 이를 주운 팬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기념품을 선물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역시 지난달 30일 자신의 첫 홈런을 잡은 팬과 기념사진을 함께 찍고 사인볼과 사인 모자를 선물했다.



홈런공 줍자 찾아온 직원 12명…"사인 모자 2개" 수락 압박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7번)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초 솔로 홈런을 치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7번)가 해바라기 씨를 뿌려주고 있다. 이 홈런은 오타니가 다저스 입단 후 친 첫 홈런이다./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7번)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초 솔로 홈런을 치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7번)가 해바라기 씨를 뿌려주고 있다. 이 홈런은 오타니가 다저스 입단 후 친 첫 홈런이다./AFPBBNews=뉴스1

그러나 이들 부부의 경우는 달랐다. 매체는 홈런공이 떨어지자마자 12명 이상의 다저스 보안 직원들이 이 부부를 찾아와 두 사람을 따로 떼어놨고, 이들이 아주 불리한 조건에 공을 내놓도록 압박했다고 전했다.

발렌주엘라는 "구단 직원들이 로만을 한쪽에 몰아넣고 내가 로만에게 말을 걸거나 조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로만은 "구단 직원들은 남편이 내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며 "'지금 당장 이렇게 대답해 줬으면 좋겠다', '마음을 결정해야 한다' 식이라 압박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로만은 구단의 협박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구단 측 관계자가 로만에게 야구공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갈 경우 인증을 거부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구단이 공을 인증해주지 않으면 진위를 입증하기 어려워져 공의 가치가 하락한다.

오타니의 기념품 가치를 평가한 바 있는 헤리티지 옥션의 스포츠 경매 이사 크리스 아이비는 오타니의 다저스 입단 후 첫 홈런공의 가치가 최소 10만 달러(한화 약 1억4000만원)라고 평가했다. 2021년 오타니가 친 사인 파울볼이 1만5000달러(약 2027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만큼 오타니의 첫 홈런공 가치는 더욱 오를 것이라 전망된다.

그러나 구단 측은 억대 가치의 홈런공을 대신할 선물로 사인 모자 2개를 제안했다. 로만이 "다른 것이 있냐"고 묻자 그제야 구단 측은 사인 배트 1개와 사인 공을 추가 제안했다고 한다.

당시 주변 팬들은 두 사람에게 '현명하게 행동해라', '공을 쉽게 포기하지 마라'라고 조언했지만 로만은 압박을 느껴 구단 측 제안을 받아들였다. 로만 부부가 오타니 홈런공 대신 받은 5가지 물품의 가치는 개당 약 1000달러(한화 약 135만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억대 가치 오타니 홈런공 내놓은 부부…"오타니 만나지도 못해"


구단 측 압박에 오타니의 공을 내놓게 된 로만 부부는 기념품 5가지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다. 심지어 이들 부부는 홈런 친 오타니와 만나지도 못했다.

발렌주엘라는 "우리는 누군가를 갈취하려던 것도, 돈에 굶주린 것도 아니다. 특별한 순간, 특별한 공이다. 그저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원했다"며 다저스 구단의 대우에 불만을 토로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 4월 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7번)가 2024년 4월 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 솔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캘리포니아. 홈런은 오타니의 다저스 선수로서 첫 홈런이다. Kevork Djansezian/Getty Images/AFP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 4월 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7번)가 2024년 4월 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 솔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캘리포니아. 홈런은 오타니의 다저스 선수로서 첫 홈런이다. Kevork Djansezian/Getty Images/AFP

오타니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팬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려받을 수 있었다"며 "분명히 그것은 매우 특별한 공이고, 그것에 대한 많은 감정을 갖고 있다. 공을 돌려받아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로만 발렌주엘라 부부는 오타니를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발렌주엘라는 "우리가 매일 보고, 매일 갔던 다저스에 대한 사랑은 어디로 갔나. 사라져버렸다"며 다저스 구단을 향해 "우리는 100만 달러를 원했던 것이 아니다. 그저 좋은 경험을 원했다. 팬들을 돌봐라. 특히 이들이 굉장히 가치 있는 걸 얻었을 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매체는 로만 부부가 홈런공에 대해 더 선택권이 있다고 느끼고, 구단 측과 함께 논의하기를 원했으나 구단 측은 별다른 논의나 협상 없이 공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한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다저스 구단 측은 디 애슬레틱에 "다저스 구단은 이 거래에 관련해 팬과 추가 대화를 나눌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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