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히트텍 부럽지 않아"…신소재 사활건 제일모직

물빨래 가능하고 주름없는 리넨, IT 접목한 남성슈트 개발…신소재로 경쟁력 강화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5.04.24 06:00  |  조회 11478
빈폴의 '딜라이트 리넨'(왼쪽), 로가디스의 '패커블 슈트'와 에잇세컨즈의 '원더스킨'(오른쪽 위와 아래) /사진제공=제일모직
빈폴의 '딜라이트 리넨'(왼쪽), 로가디스의 '패커블 슈트'와 에잇세컨즈의 '원더스킨'(오른쪽 위와 아래) /사진제공=제일모직

'구겨지지 않는 '리넨(마)' 재킷부터 가방에 접어 넣을 수 있는 남성용 슈트, 수분크림처럼 촉촉한 티셔츠까지.'

국내 1위 패션기업 제일모직이 실용성을 높인 신소재 의류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천연 소재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동시에 정보기술(IT), 화장품 원료 등을 접목한 기능성 소재까지 자체 개발하고 있다.

◇단점 버리고, 장점 살리고…신소재로 거듭난 스마트 패션=제일모직은 23일 물빨래가 가능하고 구김이 생기지 않는 신개념 리넨 소재 '딜라이트 리넨'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캐주얼 브랜드 빈폴 연구개발(R&D)팀이 천연소재 리넨과 기능성 소재 폴리에스테르 200데니아(원단을 짤 때 쓰는 실의 굵기, 숫자가 높아질수록 실이 굵어짐)를 섞어 기존 제품 단점을 보완한 소재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리넨 소재는 천연섬유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과 탁월한 청량감이 있지만 물에 약하고 구김이 많아 실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딜라트 리넨은 물빨래를 해도 치수나 형태에 변화가 없고 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딜라이트 리넨 소재는 재킷, 카디건, 라운드티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신사복 브랜드 로가디스가 접어서 보관해도 잘 구겨지지 않는 '패커블 스마트 슈트'와 비를 맞거나 음료를 쏟아도 잘 스며들지 않는 '프로바 스마트 슈트'를 내놨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남성복에 근접무선통신(NFC) 태그를 삽입한 '스마트 슈트'를 선보인 데 이어 기능성을 끌어올린 후속작을 선보였다. 패커블 슈트는 두꺼운 울 원사인 태번수를 강하게 꼬아 만든 소재를 적용해 주름이 거의 잡히지 않고 쉽게 펴진다. 바지에는 세탁해도 주름이 그대로 유지되는 가공법을 도입했다.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처럼 수분 유지를 돕는 기능성 소재 '원더스킨'으로 히트를 쳤다. 화장품 원료인 글리세린을 의류 소재로 활용해 오랜 시간 입어도 편안하고 촉촉한 보습력이 탁월하다.

◇국내 1위 패션기업, 신소재 개발 주력 =제일모직이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침체된 패션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 성장 배경에도 국민내복으로 유명한 '히트텍', 여름 필수 이너웨어 '에어리즘' 등 소재 개발이 있다.

제일모직은 장기 불황으로 실용성있는 의류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만큼 구김을 최소화하거나 세탁이 쉬운 소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드라이크리닝하지 않고 집에서 물세탁할 수 있도록 가공한 '워셔블 스마트 슈트'도 내놓을 예정이다.

최영진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편안하고 실용성 있는 옷을 선호하는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남성복과 여성복은 물론 캐주얼, 골프의류, SPA 등에서 리넨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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