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설립, M&A... 패션업계 '신발 사업' 잡아라

LF, 이랜드그룹,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패션기업들 신발 사업 '박차'...의류 브랜드 넘는 '실적 효자'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5.11.12 11:51  |  조회 6060
슈콤마보니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슈콤마보니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패션 기업이 잇따라 '신발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넣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등장, 소비 침체 등으로 의류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신발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려 하고 있다. 자회사 설립부터 SPA브랜드 및 편집숍 론칭,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시작,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올 초 신발을 제조, 판매하는 100% 자회사 스텝하이를 설립하고 제화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스텝하이는 현재로서는 해지스, 닥스, 라푸마 등 자사 브랜드의 슈즈(신발) 라인을 제작, 공급하는 제조사의 역할을 하는 단계다. 하지만 향후 독자 브랜드로서 확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디자이너 채용을 진행하는 등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현재로선 각 브랜드별 공급하는 신발들의 제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내년도 계획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업방향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발 사업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다른 패션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의류 시장이 SPA 브랜드 등장 이래 고전하는 것과 달리 신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관심이 높아지며 다양한 카테고리로까지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제화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규모는 추산하기 어렵지만 기존 전통 브랜드에 가세해 편집숍, 신규 브랜드 등이 끊임없이 등장해 신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옷처럼 패션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인식하며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카테고리의 신발을 구비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슈펜 중국 상하이 1호점 /사진제공=이랜드그룹
슈펜 중국 상하이 1호점 /사진제공=이랜드그룹

이랜드는 신발 편집숍 폴더와 신발 SPA 브랜드 '슈펜'을 잇따라 내놓으며 신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슈펜은 2013년 5월 론칭까지 10여명의 임직원이 2년 동안 독일과 미국의 신발 SPA 브랜드들을 직접 찾아 연구한 뒤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드다. 현재 36개 매장을 홍대, 신촌 등에 두고 있고 지난달 상하이 1호점을 내며 중국에 진출했다.

각 시즌별 트렌드 슈즈를 1만원 대에 매 시즌 2000여 가지 스타일로 내놓는 공격적 전략으로 젊은 층 위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듯 고객들이 신발 사이즈를 찾아 신고 남성 제화부터 키즈라인 까지 방대한 물량을 내놓아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며 "연내 5개 매장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은 2012년 인수한 디자이너 신발 브랜드 '슈콤마보니'가 '대박'을 쳤다. 2003년 이보현 디자이나가 론칭한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는 2013년 250억원, 2014년 450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 5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고 신발사업으로 기업 역량을 강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중국 사업도 고신장세다. 지난 8월 중국패션그룹 하선(Harson)과 중국 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이래 9월부터 베이징, 상하이 등 유명 백화점 입점을 이어가고 있다. 5년 안에 중국에서 연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워킹화, 등산화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는 등 신발 부문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는 기업이 많다"며 "의류, 액세서리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큰 신발 사업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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