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2라운드'…'편집숍' 승부 거는 뷰티업계

LG생활건강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통합에 박차…에이블씨엔씨도 진출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6.04.17 03:42  |  조회 9611
'K-뷰티 2라운드'…'편집숍' 승부 거는 뷰티업계
화장품 기업들이 경쟁이 격화되는 브랜드숍 시장 변화에 대응해 '편집숍'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자사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판매해 시너지도 나고, 집객효과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17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자사 화장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편집숍 '보떼'와 브랜드숍 '비욘드'를 새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현재 각각 780여개, 60여개 운영 중인 보떼와 비욘드는 직영점 외에 가맹점주 매장도 있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론칭한 '투마루' 매장 9개도 모두 네이처컬렉션으로 교체한다.

LG생활건강은 올해 편집숍 사업을 궤도에 올린다는 각오다. 1조 매출을 목전에 둔 럭셔리 한방 화장품 '후', 자연주의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사상 최고 매출을 달성했지만, 유일하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아픈손가락'이 바로 '뷰티 편집숍'이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뷰티기업이자 맞수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08년 편집숍 '아리따움'을 론칭해 1300여개 매장을 열고 탄탄하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생활건강은 편집숍 사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올해 새로운 사업부를 신설했다. 배정태 부사장이 더페이스샵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올해 신설된 '프리미엄 사업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수려한', '이자녹스', '보닌' 등 프리미엄 화장품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사업을 책임진다. 네이처컬렉션에 입점하는 브랜드 중 다수도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럭셔리 화장품 부문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만큼 편집샵 판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리따움 강남 플래그십스토어 내부/사진=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강남 플래그십스토어 내부/사진=아모레퍼시픽

브랜드숍 경쟁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네이처컬렉션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다. LG생활건강 대표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매출액 6291억원으로 1위 자리를 굳혔지만 성장률은 3%에 그쳤다. '맞수' 이니스프리는 매출액 5921억원을 달성하며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이에 투마루, 비욘드, 더페이스샵 등 자체 자연주의 브랜드숍 제품들을 상권에 맞게 함께 입점시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 상위 7개 브랜드숍 매출은 총 2조6964억원으로 8%대 성장했다.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던 2014년에 비해 시장전체 성장도 둔화된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신규로 오픈하는 두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및 장충동 신라면세점에도 네이처컬렉션 입점을 추진하는 등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채널 다각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신규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다수의 자연주의 브랜드간 시너지를 내고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샤' '어퓨'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도 편집숍 체제로 나섰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2일 서울 대학로에 자사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는 '뷰티넷' 1호점을 열었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서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해 시너지를 내고 새로운 브랜드 론칭의 플랫폼으로도 삼을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아리따움' 사업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전국 1355개 매장 중 월매출 1억원 이상 매장이 260여개, 5000만원 이상 매장이 640개점으로 추가적인 매장 수 확장보다는 질적 향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해 강남대로에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 아리따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고객체험 프로그램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 화장품 편집숍 '뷰티넷' /사진제공=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 화장품 편집숍 '뷰티넷' /사진제공=에이블씨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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