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야 가라, 3월이 왔다, 봄 맞으러 가자

매화·산수유·벚꽃 등 봄꽃 축제 곳곳에서 열려…딸기·대게 등 제철 먹거리 축제도 풍성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3.02 03:11  |  조회 5266
전남 구례군의 한 계곡 인근에 피어난 산수유 꽃. /사진=구례군청 홈페이지
전남 구례군의 한 계곡 인근에 피어난 산수유 꽃. /사진=구례군청 홈페이지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 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 이해인 수녀, '3월에'



연두색 바람이 부는 3월이 왔다. 길가에 심어진 목단나무 가지마다 작은 촛불 같은 꽃봉오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꽃샘추위의 훼방이 있지만 봄은 잰걸음으로 오고 있다.

봄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 어디를 가야 할까. 봄꽃산행은 엄두가 안 나지만 올해만큼은 출근길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에서 탈피하겠다는 작심이라면 다양한 봄꽃 축제를 겨냥할만하다. 산수유로 시작해 벚꽃으로 끝나는 봄꽃부터, 대게를 먹은 뒤 딸기를 후식으로 삼는 먹거리까지 다양한 축제가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리는 진해 군항제. /사진=창원시청 홈페이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리는 진해 군항제. /사진=창원시청 홈페이지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많은 사람이 '봄꽃' 하면 벚꽃을 먼저 생각하지만, 사실 벚꽃은 봄꽃 가운데 가장 늦게 핀다. 봄소식을 알리는 꽃들은 여전히 쌀쌀한 3월 초, 잿빛 풍경 속에서 '짠' 하고 얼굴을 내민다.

물감이 화선지에 번지듯 노란빛이 잔잔하게 산자락을 물들이는 산수유는 가장 먼저 피는 봄꽃 중 하나다. 전남 구례군에서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찾아가면 산수유 꽃이 만개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섬진강을 따라 피어나는 매화도 있다. 전남 광양시 섬진마을에서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광양 매화축제'에서는 10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꽃망울을 일제히 터트린다. 새하얗게 눈부신 매화가 장관을 연출한다.

그래도 봄꽃은 '벚꽃'이라는 사람들을 위해서일까. 올해는 벚꽃도 평년보다 조금 빨리 핀다. 지난해 기상청이 업무를 이관해 봄꽃 개화 시기 예측 업무를 담당하게 된 웨더아이(www.weatheri.co.kr)에 따르면 올해 첫 벚꽃은 오는 24일 제주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부산에서는 28일, 대전에서는 4월 5일, 서울에서는 4월 9일 개화가 예정되어 있다.

벚꽃 축제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진해 군항제다. 4월 1일부터 10일까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에서는 수령 100년이 넘는 왕벚나무를 비롯해 온 지역이 벚꽃으로 뒤덮인다.


충남 논산시에서 열리는 '논산 딸기축제'에서 아이들이 갓 수확한 딸기를 먹고 있다. /사진=논산시청 홈페이지
충남 논산시에서 열리는 '논산 딸기축제'에서 아이들이 갓 수확한 딸기를 먹고 있다. /사진=논산시청 홈페이지

대게 잡아먹고 딸기 따서 후식으로

봄은 꽃뿐만 아니라 만물이 태동하는 시기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을 뚫고 씨앗들은 잎을 틔우고, 동물들은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한다. 그만큼 싱싱하고 알찬 먹거리도 가득하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게 서식지 중 가장 좋은 서식지로 알려진 경북 영덕군 강구항 일대에서는 오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영덕 대게축제'가 열린다. 영덕은 다른 서식지보다 대게의 맛과 질이 우수하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대게를 직접 낚시로 잡아보는 코너, 거대한 대게와 함께 사진을 찍는 코너 등 다양한 체험행사들이 마련된다. 바다가 보이는 대게 직판장에서 갓 잡아 찜통에 찐 붉은 대게를 먹을 수도 있다.

충남 논산시에서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논산 딸기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딸기라는 이름이 붙은 논산 딸기를 직접 따보고, 맘껏 시식할 수도 있다.

딸기찹쌀떡, 딸기양갱 등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봄꽃 향기보다도 강렬한 새콤달콤한 딸기의 향에 취하고, 맛있는 딸기 요리로 배도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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