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라호텔, 여름 히든카드 '애망빙' 출시 앞당긴 이유
서울신라호텔, 예년보다 한 달 앞서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출시…코로나19 위기 속 농가상생·호텔반전 포석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4.28 10:3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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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의 여름 시그니처 디저트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사진=서울신라호텔 |
28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은 오는 29일부터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판매를 시작한다. 애플망고 빙수는 매년 5월 중순 이후 출시했지만 평소보다 3~4주 가량 일찍 판매키로 결정했다.
서울신라호텔이 '빙수 성수기'가 아닌데도 일찌감치 빙수를 내놓은 배경에는 매출이 곤두박질친 제주도 애플망고 농가의 어려움이 있다. 해당 농가들은 코로나19로 출하 시기를 늦췄음에도 불구, 관광객 감소 등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매출이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라호텔은 애플망고 소비량이 큰 빙수를 조속히 출시하면 농가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단 설명이다. 2008년 애플망고 빙수를 출시한 후 호텔 여름 디저트하면 바로 망고빙수를 떠올릴 만큼 대중적으로 인지가 올라간 만큼, 활용도가 클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서울신라호텔은 성수기에 하루 300그릇 빙수를 판매하며 500개에 달하는 애플망고 사용한다.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할 만큼 매년 애플망고 공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애플망고빙수가 원가부담이 높은 메뉴지만 지난해 수준으로 판매가를 동결했다. 호텔에서 '망고 가격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수확량이 적은 지금 시기는 판매가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수요 늘리기에 집중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호텔업계 전반에 위기가 닥친 것도 빙수 출시를 앞당기는 데 한 몫했다. 봄·여름 시즌에는 빙수가 말 그대로 '매출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 서울신라호텔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애플망고빙수 판매를 시작하면서 고객 수가 급증, 다른 단품 식사 메뉴 매출도 1~5월 평균보다 대폭 상승했다. 이 같은 '빙수 효과'가 최근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소비심리와 맞물려 호텔 방문객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이번 서울신라호텔의 이른 빙수 출시로 호텔업계 빙수 전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라호텔의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는 호텔 빙수의 시초격으로 불린다. 최고급 애플망고의 과즙과 눈길을 끄는 비주얼로 호텔 카페로선 이레적으로 '줄 서서 먹는 디저트'로 자리매김했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가 성공하면서 다른 특급호텔들도 최근 들어 일제히 여름 시즌 메뉴로 독특한 콘셉트의 빙수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그랜드 하얏트 '멜론 코코넛 빙수', 안다즈 서울 강남 '시그니처 망고 빙수', 여의도 메리어트 '꿀벌 빙수' 등의 메뉴가 속속 판매되기 시작했다.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 인터컨 서울과 인터컨 코엑스는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에 따라 감염 우려를 낮춘 1인용 빙수와 '투 고(To go)'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편 신라호텔은 이번 농가와의 협업 외에도 새로운 식자재를 발굴하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2008년 제주산 애플망고를 업계 최초로 디저트화한 이후, 국내 신품종 프리미엄 딸기인 킹스베리와 금실딸기를 활용한 딸기 빙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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