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의상들이 눈앞에"…박승건의 성숙한 키치룩

[2016F/W 헤라서울패션위크] '푸시버튼' 컬렉션 - 화려한 컬러·소재·실루엣 돋보인 쇼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6.03.27 15:55  |  조회 15851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우아하면서 유머러스한 사람만큼 매력적인 이가 있을까. 고전 영화와 추억 속 만화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두가 그랬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푸시버튼 2016 F/W 컬렉션 무대가 진행됐다. 서울 컬렉션에서 항상 회자되는 디자이너의 컬렉션답게 첫 착장부터 강렬한 빨간색의 퍼(fur) 코트를 등장시키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 풍성한 실루엣의 드레스, 오버사이즈 코트와 재킷 등 과장된 실루엣의 드라마틱한 의상들이 연이어 런웨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단연 돋보인 것은 컬러 팔레트였다. 가을·겨울 시즌에 국한된 컬러가 아닌 레드, 옐로, 블루, 핑크를 비롯한 파스텔 컬러를 다채롭게 활용했다. 두껍고 텍스처가 살아있는 소재가 밝은 컬러를 만나 의상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부피감이 살아있는 패딩 코트와 퍼 코트의 허리에 뷔스티에 디테일을 더해 루즈핏과 타이트핏의 드라마틱한 만남을 성사시켰다.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여자들은 시크했고 남자들은 사랑스러웠다. 풍성한 스커트와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셔츠를 매치해 시크한 표정으로 걸어나오는 여자 모델들은 마치 영화 '드레스 메이커' 속 케이트 윈슬렛을 연상케 했다. 핑크색의 자카드 원단으로 만들어진 오버사이즈 슈트를 입은 남자 모델들은 무심한 듯 보이지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색다른 매력을 자아냈다.

한층 성숙해진 의상들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의상들이 컬렉션의 재미 요소를 더했다. 아티스트 나난의 손길이 닿은 일러스트가 새겨진 니트 웨어가 등장하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어린시절 만화 영화를 보던 각자의 추억에 빠져 미소짓게 만들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삽입곡으로도 사용된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가 흘러나올 때엔 그 효과가 절정에 달했다. 상상 속에 존재하던 캐릭터들이 상상 속에 그리던 옷을 입고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내내 눈과 마음이 풍족해졌다. 언제나 어린왕자 같은 미소를 짓는 박승건 디자이너의 상상력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한 컬렉션이었다.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푸시버튼(PUSH BUTTON)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한편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총 5일동안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재분 공장에서 열렸다.

DDP에서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의 총 41회 패션쇼가 열렸다. 대선재분공장에서는 27개의 신진 브랜드의 그룹 패션쇼가 9회에 걸쳐 열리는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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