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코리아,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 전시 성료

100년 전 과거 의상과 21세기 패션의 만남, 한국 패션의 비전 제시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16.09.26 09:51  |  조회 4972
/사진제공=보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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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개막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한국 패션 전시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이 22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에서 진행한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은 1900년 경성의 모던 보이, 모던 걸의 모습에서부터 패션 한류를 이끄는 21세기 한국 패션까지 국내 패션 아카이브와 한국의 전통 및 현대 예술을 접목시킨 전시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 최정화가 예술 감독을 맡고, 스타일리스트 서영희가 패션 감독으로 참여했다. 특히 미술, 공연, 음악, 사진, 영화, 디자인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각 시대와 패션을 재해석해 기존의 패션 전시와 차별화했다.

△흩어져있던 소중한 패션 자산, 모두 한 자리에

/사진제공=보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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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성을 대변하는 디자이너의 의상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도처에 산재된 국내 패션 자산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데 더 의미가 있다. 박물관에서도 한번에 보기 힘든 경성시대 때 유행한 의복과 장신구가 진열됐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가 상영돼 영화에 스며있는 당시의 가치관, 생활양식, 패션 등의 요소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1923년 발간된 '신여성'부터 현재 라이선스 패션 매거진까지 10종의 잡지 화보 아카이브를 통해 패션과 이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흐름을 한눈에 보여줬다.

고은 시인의 연작시 '만인보'에서 모티브를 따온 '패션 만인보'에서는 시대를 풍미한 패셔니스타부터 이웃집 멋쟁이 할머니까지 유·무명인의 실제 의상이 옷에 얽힌 사연과 함께 전시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1세대 디자이너 노라 노와 함께 한국 패션의 틀을 마련한 최경자 디자이너 전시실에서는 디자이너 본인이 자비를 투자해 설립한 의상박물관에서 가져온 의상과 자료들을 전시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패션을 보존하고자 했던 디자이너의 열정을 전했다.

△100년 전 과거 의상과 21세기 패션의 만남, 한국 패션의 비전 제시

/사진제공=보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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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늘 삶의 중심에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00년대 이후 변해가는 시대상과 그를 반영해 온 패션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유행(mode)과 순간들(moments)로 슬기롭게 풀어냈다.

스트리트 패션과 SNS에 익숙한 글로벌 시대 젊은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한국적인 예술 작품들과 나란히 놓아 상반된 이미지의 조화로 하나의 기운을 형성했다. 시대상을 반영한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이 전통과 맞닿아 한국 패션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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