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임 화장? 찐~하게 혀!"…71세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17.04.24 14:38  |  조회 19930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처
"계모임 화장은 이것만 기억해. 포인트는 화려함이야. 첫 번째는 찐하게 하라. 남의 눈에 딱 뛰거코롬! 두 번째는 거기다 더 찐하게 하라. 아무튼 찐하게 하란 말이야. 비법은 찐하게!" 71세 최고령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가 전하는 계모임 뷰티 팁이다.

박막례 할머니는 그야말로 요즘 가장 떠오르는 크리에이터다. 식당을 운영하는 박막례 할머니는 손녀 김유라씨(27)의 제안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다.

지난 1월30일 유튜브 채널에 호주 케언즈 여행 영상을 게재한 지 3개월도 안돼 할머니 영상 조회수는 벌써 1000만이 넘었다. 할머니의 계정을 꾸준히 보기 위해 '구독'을 누른 이는 24만 명을 넘어섰다.

박막례 할머니가 유튜브에 게재하는 영상의 주제는 아주 다양하다. 영화 리뷰, 파스타·요가 체험기 등을 올린다. 콘텐츠 제작은 손녀의 도움을 받는다.

할머니를 '라이징 스타'로 만든 것은 '치과 들렀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 영상이다. 할머니의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조회수가 150만을 넘었다. 뷰티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엔 코스메틱 브랜드 '바닐라코'와 함께 브랜드 모델인 그룹 소녀시대 태연의 커버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박막례 할머니는 나무 이쑤시개를 달궈 속눈썹 컬링을 한다거나 셀프 네일아트를 할 때 물방울 무늬를 연출하고 싶으면 면봉을 사용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할머니는 "(화장품은) 나한테 맞으면 되드라고. 싼 것도 나한테 맞으믄 되고 비싼 것은 비싼 것대로 맞으면 되고"라며 연륜이 묻어나는 팁을 전하기도 한다. "비싼 거는 많이씩 팍팍 못 쓰겠드라고. 병만 두껍게 만들어 놓고양"이라고 투덜대는 모습은 영상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처
마치 손녀에게 말하듯 꾸밈이 없는 것은 박막례 할머니의 특징이다. 촬영 중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오메' '염병' 등 욕설이 튀어나온다.

촬영 중 크림 뚜껑을 열었는데 다 써버려 안이 텅 빈 크림통을 마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워메. 다 떨어져부렀씨야. 그저껜가 이거 떨어져서 '사야쓰겄다' 했는데 깜빡 잊어부렀네"라며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영양크림은 빼먹어야 쓰겄네"라고 하면 그만이다.

할머니는 눈썹을 짝짝이로 잘못 그렸어도 "남들은 눈썹에 신경 안 쓰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화장하세요 그냐잉"이라며 위안을 건넨다.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영상 캡처
박막례 할머니의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에선 메이크업을 해봤다면 누구나 겪어봤을 일들이 그대로 펼쳐진다.

할머니는 계모임을 위한 화장을 앞두고 "이런 날은 샘플을 써야 한다"며 "샘플은 더 좋드라고. 똑같은 화장품인데"라고 말한다. 화장품을 쓰면서 한 번쯤 느껴봤을 묘한 기분을 짚어주니 절로 공감이 된다.

/사진=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사진=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할머니는 유튜브 영상과 함께 인스타그램(@korea_grandma)을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한다. 6만6900여 명이 할머니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할머니는 새롭게 공개된 유튜브 영상을 알리거나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한다. 할머니를 알아본 이들과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할머니 팬들이 보내온 선물을 공개하기도 한다.

할머니는 사진마다 메시지를 남긴다. 할머니가 팬들을 부르는 말은 '편'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늘어놓는 푸근한 말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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