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팔 바엔 소각한다"…버버리, 422억원 어치 상품 폐기

지난 5년간 총 1330억원어치 폐기처분…명품브랜드들 브랜드 가치 지키기 위해 재고품 폐기 만연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8.07.20 10:26  |  조회 8167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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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명품 패션 브랜드인 버버리가 지난해 의류·액세서리·향수 등 재고 상품 2860만파운드(약 422억원)어치를 폐기했다고 19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이는 재고 상품이 도난 당하거나 싸게 풀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걸 막기 위한 조치로 버버리는 이렇게 지난 5년간 누적 9000만 파운드(약 1330억원)에 달하는 상품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브랜드들에게 브랜드 가치는 목숨과도 같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버버리는 고유의 체크무늬로 인기를 끌었지만, 막대한 재고상품이 시장에 헐값에 풀리고, 여기에 위조품까지 횡횡하면서 수년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최근에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버버리는 세전 이익이 전년대비 5% 상승한 4억1300만파운드(약 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리아 말론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패션학과 교수는 "버버리 같은 명품 브랜드는 시장에서 헐값에 아무에게나 제품이 가길 원치 않는다"며 "이럴 경우 브랜드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당한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팔리지 않거나 과잉 생산된 상품을 회수하거나 폐기처분하는 건 버버리 뿐만 아니다. 카르티에와 몽블랑 등을 보유하고 있는 리치몬트 그룹은 지난 2년간 4억3000만 파운드(약 6350억원) 어치의 시계를 다시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이중 일부만이 부품으로 재활용되고 대부분은 폐기처분 됐을 것으로 본다.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들이 남은 제품을 소각하면서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대해 버버리측은 전용 소각로를 이용해 소각 중 나오는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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