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회사의 이유있는 외도… 화장품 직접 만든다
LF '헤지스 맨 스킨케어', 신세계인터내셔날 '연작' 등 론칭 앞둬…"한번 터지면 대박"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18.08.09 15:49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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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업에 속속 뛰어든 패션회사들이 올해 하반기 자체 브랜드를 잇따라 론칭한다. 패션시장의 정체가 지속되는 만큼 실질적인 사업 다각화를 꾀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LF를 시작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웰패션 등이 연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한다. 그동안 해외 브랜드 판권 확보에 주력했던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직접 화장품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화장품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한방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선보인다.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LG생활건강 '후' 외에 두드러진 한방 화장품 브랜드가 없어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다. 설화수, 후가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연작 역시 한국과 중국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을 확보하기 수월한 장점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 인수를 시작으로 해외 브랜드 '딥디크'·'산타마리아노벨라'·'바이레도'·'아워글래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화장품 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2012년 19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LF는 다음달 남성 화장품 '헤지스 맨 스킨케어'를 선보인다. 출시를 앞두고 사내 품평 등 절차를 밟고 있다. 토너, 로션 등 스킨케어 제품을 먼저 내놓은 뒤 내년 초 선크림, BB크림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내년엔 여성 화장품 브랜드도 론칭한다. '헤지스 맨 스킨케어'는 국내 주요 백화점 내 헤지스 매장에 우선 입점하고 H&B(헬스 앤드 뷰티)스토어 등을 공략할 예정이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코웰패션은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기 위해 자회사 씨에프뷰티를 설립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패션 브랜드의 이름을 달고 나올 수도 있고 제3의 브랜드가 론칭될 수도 있는데 기초, 색조 등 뷰티 전반을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패션회사들이 이같이 화장품 사업에 열을 올리는 것은 불황에 맞서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6% 줄어든 42조470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패션과 사업 관련성도 높은 데다가 잘 만든 상품 하나가 '한번 터지면 대박'"이라며 "K-뷰티가 통하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보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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