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 얼굴도 못 보고 넘긴 15억…"7분간 통화한 그 목소리 가짜였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2.03 13:14  |  조회 63119
배우 심은하./사진=뉴스1
배우 심은하./사진=뉴스1

배우 심은하 복귀설의 전말이 드러난 것일까.

앞서 심은하의 복귀설을 발표했던 바이포엠스튜디오(이하 '바이포엠')가 심은하의 대리인 행세를 한 가짜 에이전트 A씨에게 속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3일 디스패치는 바이포엠 측이 심은하를 소개해주겠다고 나선 D미디어 대표 A씨에게 속아 15억원을 입금했고, '네가 그랬니'(가제) 출연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출연 계약서에 계약자는 바이포엠, 출연자는 심은하라고 명시돼 있었고, 도장까지 찍었으나 이는 A씨가 제작한 가짜 도장이었다.

A씨는 바이포엠 측에 자신을 배우 매니저 출신이며 심은하의 남편인 지상욱 전 국회의원과 고교 동창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심은하 일을 봐주고 있다며 그와 체결했다는 에이전트 계약서도 보여줬다.

이를 확인한 바이포엠은 당대 최고의 배우 심은하를 놓치고 싶지 않아 3일 만에 계약을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2월14일 바이포엠은 회당 출연료를 3억원으로 책정해 출연료의 절반을 16억5000만원(부가세 10% 포함)을 D미디어에 송금했다.

계약과 송금까지 마쳤으나 이후 4개월간 바이포엠은 심은하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A씨는 "심은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22년 6월 1일)를 위해 남편 지상욱 전 의원을 도와야 한다", "심은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심은하와의 미팅을 차일피일 미뤘다. 심지어 심은하와 주고 받은 가짜 문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연출된 것이었다.

이에 바이포엠은 A씨를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A씨가 계약금 8억8000만원을 돌려주자 심은하에게 말 못할 사정이 생겼다고 생각해 의심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바이포엠은 약 9개월의 오랜 기다림 끝에 심은하와 7분 51초간 전화 통화를 했다.

목소리가 심은하와 달랐지만 바이포엠은 이를 믿었고, 지난 1월까지 미팅을 기다려왔다. 바이포엠은 "본인이 심은하라고 하니까 믿었다. 사기일 거라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2일 바이포엠은 "심은하와 작품 출연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했다"며 "올해 복귀작을 확정하고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심은하의 복귀를 알렸다.

그러나 심은하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바이포엠과 접촉을 한 적도, 계약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뒤늦게 사기 당한 사실을 깨달은 바이포엠은 심은하 측에 사과했지만 심은하 측은 3일 바이포엠과 이를 보도한 모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다만 A씨는 고발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에 대해 심은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안태호 클로버컴퍼니 대표는 "정황상 A씨와 바이포엠이 한 패라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신상에 대해선 이미 파악하고 있지만 바이포엠 측에서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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