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배우 1호' 김혜영 "父 남한출신이라 김일성기쁨조 탈락"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6.26 09:27  |  조회 3651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1호 귀순 배우' 김혜영이 한국에 오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회상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1호 귀순 배우 겸 가수 김혜영이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김혜영은 1999년 귀순한 첫 북한 출신 배우로 많은 화제를 모았으며,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사랑과 성공'에 출연하는가 하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으나 2015년 돌연 은퇴 선언 후 연예계를 떠난 바 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3번의 이혼 아픔을 겪은 뒤 다시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영은 남달랐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김혜영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났다. 아빠가 무역회사 고위급 간부셨고,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이셨다"고 밝혔다. 음악 선생님이었던 어머니의 재능을 그대로 닮은 김혜영은 '김일성 기쁨조'에 발탁될 뻔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혜영은 "재능 있는 아이들을 뽑아서 김일성 생일날 김일성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었다. 그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만 하면 그 사람 인생이 바뀐다고 할 정도로 누구나 소원하던 상황이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그때 제가 뽑혀서 (무대에) 올라갈 뻔했었다. (경합) 점수에서 2점이 앞서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저희 아빠의 고향이 한국이시다. 출신 성분이 걸려서 '휘파람'을 부른 원곡자 전혜영이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은 경남 김해 출신이라고.

그러면서 "그 이후에도 기쁨조에 뽑혀서 (무대에) 올라갈 일이 서너번 있었다. 늘 뽑혔는데 늘 아버지의 출신 성분 때문에 안 됐다"고 털어놨다.

김혜영은 "처음에는 아버지를 원망했다. '왜 아빠는 거기서 태어나셔서 이러냐' 했었다. 저희 아버지도 마음 아파하셨고, 그래서 한국에 가자는 마음을 먹고 탈출 전부터 10년째 준비를 차곡차곡하시게 됐다고 했다"며 목숨을 건 탈북을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이후 김혜영은 부모님과 동생 둘까지 총 가족 5명이 탈북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혜영은 "아버지가 압록강을 건너야 한다더라. 한국에 있는 고모한테 아빠가 연락해서 우리를 데려가려고 중국 압록강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경비대가 중무장하고 100m 간격으로 서 있었다. 아빠가 우리를 중국 애들처럼 옷을 입히셨다. 아버지가 경비대장의 시선을 돌릴 때 빠르게 압록강을 건너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뒤에서 누가 확 잡는 것 같은 기분이 있지 않나. 얼음이 미끄러운 데도 있지만 보면 발이 쩍쩍 달라붙는 곳도 있다. 얼음이 발목을 붙잡는 느낌이었다"고 아찔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김혜영은 "너희 여기 있으면 잡힌다"며 말을 걸어온 한 할아버지 집에 들어갔다가 밖에서 문을 잠가버려 동생들과 갇혀버린 사연도 전했다. 그는 당시 초인적인 힘을 낸 덕에 힘겹게 탈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온 김혜영은 '1호 귀순 배우'로 주목받았다.

그는 "3사 방송 뉴스에 '귀순 배우 1호'로 보도가 됐다. 그게 그렇게 큰 파문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자고 일어나니까 스타가 돼 있더라. 여기저기서 광고, 뮤지컬, 드라마, 행사, 방송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예능 프로그램은 정말 많이 한 것 같다"고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사실 처음엔 식구들 생계를 위해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방송 안 하겠다고 했었다. 한국에서 괜히 (방송)했다가 북한에 계신 친척분들이 다칠까 봐 걱정됐다. '내가 유명해지면 우리 가족들 누구한테 총 맞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착금을 받고 나니까 내가 집안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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