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채널로 월 1500만원 벌더니…유튜버 부부 "활동중단" 왜?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12.01 06:45  |  조회 4838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딸 루다의 일상을 공유해온 유튜버 '진정부부'가 영상 업로드 중단을 선언했다.

유튜브 수익 계산기에 따르면 구독자 88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진정부부'의 월 수익은 15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유튜브 '골드 버튼을 받을 수 있는 구독자 100만을 앞둔 이들의 갑작스러운 유튜브 중단 결정은 이례적이다.

유튜버 '진정부부'는 지난 29일 영상을 통해 무기한 휴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9년 3월 개설된 이 채널은 부부의 일상을 담다가 2020년 2월 아빠 이경진 씨와 엄마 김민정 씨가 딸 이루다 양을 낳은 후 육아 채널이 됐다.


아빠 이경진 씨는 유튜브를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우리가 유튜브를 그만두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왜 그만두느냐'고 한다"며 "원래 유튜브를 시작할 때에도 루다가 유치원 갈 때쯤에는 그만둘 거라고 계속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를 하면서 루다가 점점 유명해지고 놀이터에 가더라도 모든 관심이 루다한테 쏠릴 때가 있다"며 "관심을 받아서 감사하지만 이게 아이 인격 형성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다"고 했다.

이씨는 올해 초쯤 카메라를 의식하는 아이를 보면서 '유튜브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루다가 재미있는 말을 할 때 카메라로 담고 싶어서 '잠깐' 하면 어렸을 때는 루다가 그걸 무시하고 자기 할 말을 했는데, 이제는 내가 카메라를 꺼낼 때까지 말을 안 하다 카메라를 켜면 그제야 말을 다시 한다"고 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엄마 김민정 씨는 아이의 안전을 우려했다. 그는 "지금은 저희가 루다 옆에 붙어있지만 나중에 아이가 혼자 등하교하는 시간이 생길 텐데 우리의 활동 반경이 노출되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지 않나"라며 "그런 게 많이 경계하고 걱정됐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그는 "딱 지금까지가 좋다"며 "서서히 잊히면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또한 부부는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이 점점 일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이씨는 "예전에는 루다랑 새로운 경험을 하면 설레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는 '여행 가기 싫다' '촬영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너리즘에 빠져 일처럼 느껴졌고, 번아웃도 오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같이 즐기러 갔는데 이제는 내가 일하는 거 같아서 이게 루다한테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힘들거나 아프거나 피곤하면 4일 간격으로 올리는 걸 한번 건너뛰라고 했는데 남편은 그걸 못한다. 그 꾸준함 덕에 사랑받은 건 맞지만 그랬기 때문에 우리가 지치고 힘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김씨는 악성 댓글도 언급했다. 그는 "악플 때문도 없지는 않다. 4년 넘는 시간을 유튜브를 하면서 악플 때문에 초·중반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많이 단련됐다. 예전만큼 타격감은 없지만 악플이 마음과 정신을 피폐하게 한 것은 맞다"고 했다.

다만 부부는 기존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의 업로드 중단이 앞으로 유튜브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또 다른 소통 채널인 인스타그램은 활발히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진정부부' 영상

김씨는 "원래는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려 했으나 앞으로 영상이 올라오지 않으니 돌려보게라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무엇보다 양가 부모님이 너무 아쉬워하셔서 영상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를 이제 절대 안 한다고는 말 못 한다"며 "어쨌든 저희는 영상을 찍는 게 습관이 됐고, 저희가 유튜브를 한 이유는 루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입학이나 해외여행 등 특별한 날은 가끔 근황 전하는 식으로 한 번씩 올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진정부부'의 활동 중단 선언에 누리꾼들은 "앞날의 행복을 기원한다", "행복하세요", "루다가족 덕분에 많이 웃고 행복했어요" 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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