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보호 단체 고충…"개 농장 주인이 죽인다 협박, 누적 빚 1억"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4.30 05:20  |  조회 944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계속되는 동물 학대와 유기로 괴롭다는 동물보호단체 사연자가 등장했다.

29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연자가 끊임없는 동물 학대와 유기 동물의 증가로 인한 괴로움을 토로하며 "보호단체도 더 이상 감당이 안 된다"라고 고민을 밝혔다.

사연자는 "유기도 문제지만 애니멀 호더도 문제다"라며 천안의 애니멀 호더 사건을 언급했다. 현장에 직접 나갔다는 사연자는 "21평 아파트에 할머니가 고양이 28마리와 살다가 구조를 했다. 집 안에 죽은 고양이 사체만 500구였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무분별한 구조가 불러온 참사였다"라며 "정말 최악이었다. 집 입구에 분면이 30cm, 집 안은 무려 1m가 쌓여있었다. 고양이를 구조하면 나온 폐기물이 7.5톤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사연자는 "소유권자의 공간에 마음대로 들어가면 주거침입이다. 허락 없이는 강제 개방도 안 된다. 구조를 위해 설득해도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라고 답답해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건 제보가 보호단체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환경은 열악하다. 정부의 지원 없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봉사하는 단체다. 저희 입장은 너무 힘들다. 아이들이 아프면 병원비도 엄청나게 든다"라고 털어놨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또 사연자는 "개 농장 폭발사건이 벌어졌다. 개를 잡아 토치 하던 중 화재로 내려앉았다. 불이 났으니 소방대원이 출동을 했는데 불만 끄고 가신 거다. 화상을 입은 동물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그 추운 날 죽어 나갔다"라며 주민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일을 떠올렸다.

사연자는 "몸의 반이 다 탄 아이들을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구조를 하려고 하는데 개 농장 주인이 저를 칼로 죽인다고 위협하더라. 제가 싹싹 빌었다. 아이들 구조만 허락해주면 치료해서 다시 오겠다 했다"며 "그렇게 겨우 구조해 치료했는데 중증 화상의 치료비가 엄청나더라. 치료비로 병원 빚을 거의 3000만원 졌다. 하지만 구조를 해서 입양을 보낸 게 뿌듯하다"라고 울먹였다.

안락사에 대해 사연자는 "시관공 보호소의 동물들은 14일이 지나도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다. 동물단체는 민간이 운영해서 저희가 구조하면 안락사는 없다. 하지만 비용을 저희가 담당한다. 현재 누적 빚이 1억원 가까이 된다"라고 전했다.

서장훈 이수근은 "사실 동물을 좋아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라며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개인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졌고 사건·사고도 많아졌다. 이제 동물보호 단체만 해결할 일이 아니라 나라나 기관에서 함께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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