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칸 이후 대본 끊겨…매니저에 '대본 거르냐' 묻기도"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8.05 08:29  |  조회 2697
배우 전도연.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배우 전도연.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배우 전도연(51)이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제60회 칸 국제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달라진 점을 고백했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그런 시기를 어찌 버텼니 도연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이 영상에서 전도연은 칸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달라진 점에 관해 이야기 했다.

전도연은 "영화제를 처음 가 본 게 칸이었고 무지했었다. 상을 받고 왔을 때 비행기에서 내리는 데 이창동 감독님이 '너 화장 안 하니?'라고 하시더라. 배낭 메고 나오는데 깜짝 놀랐다. 더 놀란 건 저희 어머니가 그 사이에서 튀어나오시더라. '이건 뭐지?'라는 생각에 '멘붕'이 왔었다"고 말했다.

그는 "붕 뜰 수 있지 않나. '이제 어마어마한 배우가 됐구나. 이제 난 뭘 하게 될까?'라는 생각했는데, 진짜 시나리오가 안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칸에 가기 전에 (차기작으로) 정한 게 '멋진 하루'였다. 칸의 후광에 가려진 작품이 아닌가 싶다. 모든 사람이 '칸에 다녀왔는데 왜 이런 걸 해?'라고 하더라. 저는 왜 저예산 작품을 하냐고 묻는지 이해가 안 됐다. 제 힘듦의 고비가 그 이유에서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전도연은 "(칸 영화제 이후)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가 아닌 어려운 배우가 됐다"며 "사람들은 다 '전도연 책상에는 시나리오가 이만큼 쌓여있겠지'라고 하는데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전도연은 "다 전도연을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하는데 난 읽어본 게 없으니까 진짜 매니저한테 전화해서 '혹시 대본을 거르냐'고 물어봤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정재형이 "할리우드 갈 줄 알지 않았나"라고 하자 전도연은 "'터미네이터' 오디션 제의가 들어오긴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샀다.

그러나 전도연은 "'밀양' 찍고 내가 '터미네이터'? 너무 아니지 않나"라며 "'나는 더 대단한 배우'라는 게 아니라 (전작과) 너무 차이도 크고 제가 액션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라 거절했었다"며 '터미네이터'를 거절했던 이유를 전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작품이 들어오고 그랬다. 그런데 그 이후에 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하지 않나. 내가 그랬던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칸의 여왕'이라고 하는데 그게 어느 순간 저를 너무 힘들게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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