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측 "하이브가 '스톡옵션'으로 기망…30배? 정당한 요구"

어도어 공식입장 발표 "경영권 찬탈 헛된 주장, 민 대표가 하이브 주식 없어야 풀리는 경업금지조항은 불공정"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5.02 19:57  |  조회 4707
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경영 과정에서 모회사 하이브(의장 방시혁, 대표 박지원)와 대립 중인 민희진 대표 측이 "금전적 갈등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한다"며 "하이브가 (부여할 수 없는) 스톡옵션(주식을 사거나 팔수 있는 권리)으로 민 대표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2일 어도어 측은 법률대리인 세종을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어도어 측은 하이브와 내홍을 겪으며 구설에 오른 △경영권 탈취 △금전적 보상 △내부 고발 및 감사 △뉴진스를 첫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키겠다는 하이브의 약속 △하이브 측의 뉴진스 홍보 방해 △민희진 노예 계약 △주주간계약 하이브 주장 △무속인 프레임 △하이브의 뉴진스 미보호 등과 관련해 입장을 나열했다.

어도어 측은 "하이브가 주장하는 경영권 찬탈은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이라며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민희진 대표의 연봉, 인센티브, 주식 보상을 언급하며 논점을 흐리는 것은 하이브에서 민희진 대표가 금전적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는 거짓 프레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민희진의 경업금지조항 언급과 관련해서는 "재직기간 및 그 이후 일정 기간에는 경쟁사업에 종사하는 것이 금지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경업금지의 대상 사업과 기간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어도어 측은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동의를 얻어 모든 주식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계속하여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지난해 12월에 보냈다고 하지만, 올해 3월 중순이 돼서야 해당 내용이 포함된 수정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타 주주간계약 관련 후속 보도 관련해서는 "하이브는 풋옵션과 관련해 민희진 대표가 30배수를 주장했다며, 마치 현재의 갈등이 금전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30배수는 차후 보이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이다. 여러 가지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던 주주간 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제안 중 하나일 뿐이었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사진=뉴시스

특히 어도어 측은 "하이브는 지난해 3월 민희진 대표에게 추가로 어도어의 지분 10%를 스톡옵션으로 약속했다. 그런데 법률 자문 결과 스톡옵션은 상법상 주요주주인 민희진 대표에게는 부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이러한 스톡옵션은 민희진 대표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하이브가 제안한 것이었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가 기망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브가 경업금지의무를 풀어준다는 제안을 했으나 민 대표가 거절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하이브는 8년 동안 의무적으로 재직하고, 퇴직 후 1년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며 풋옵션은 그 기간에 맞춰 단계별로 나눠 행사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어도어 측은 "하지만 주주간계약 협상이 진행되던 중 아일릿 관련 논란이 벌어졌고 현재까지 이르렀다. 민 대표가 하이브의 제안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을 전달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룹 뉴진스 해린 민지 하니 혜인 다니엘 /사진=이동훈 기자
그룹 뉴진스 해린 민지 하니 혜인 다니엘 /사진=이동훈 기자
또 민 대표가 무속인에게 의지해 주술 경영을 했다는 하이브 주장에 대해 "하이브가 어도어의 성공을 폄하하고 부정하기 위한 이러한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K-POP을 선도해야 할 하이브에서 논점과 무관한 대꾸할 가치도 없는 개인 비방 목적의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한 것도 모자라 그것을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에 발표했다는 것이 한심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하이브가 뉴진스를 첫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르세라핌을 데뷔시킨 것, 데뷔 시 뉴진스 홍보하지 말라고 한 부분 관련해서도 하이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기존 업무자료를 다운받을 시간을 주지 않고 부대표의 노트북을 압수해 업무에 지장이 생겼다고도 했다.

어도어 측은 끝으로 "앞으로도 어도어는 뉴진스의 활동 지원에 여력을 다할 것이다. 하이브가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IP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선전을 멈추고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어도어 측은 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단독으로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얼마 전 자신들이 경영권 탈취라고 주장하는 어도어 부대표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4월 4일 메시지 내용으로, 하이브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기가 안 맞고 관련도 없는 사항"이라며 "하이브가 진실을 왜곡하고 짜깁기해 여론전을 펼치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주주 간 계약 협상 내용을 계속 공개할 예정이라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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