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도 매진" 꼬꼬면 신드롬, 속쓰린 농심·삼양

한국야쿠르트, 매출 전년동기비 17.3%↑… "고착화된 시장 구조 재편될 수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1.11.07 11:38  |  조회 144345
"어딜가도 매진" 꼬꼬면 신드롬, 속쓰린 농심·삼양
꼬꼬면 열풍이 거세질수록 농심삼양식품의 속은 쓰리다. 한때 상품 개발을 검토했다가 놓쳐버린 '트라우마'가 있어서다.

7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야쿠르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급증했다. '꼬꼬면의 힘' 때문이었다. 상반기 이 회사의 매출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지만, 하반기 꼬꼬면 출시로 반전한 것이다.

꼬꼬면은 출시 한 달 만에 900만개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고, 석달이 된 지금까지 총 4000만 개가 팔려나갔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선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량만 충분했어도 매출이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란 게 유통업계 분석이다.

꼬꼬면 열풍은 '라면계의 지존' 신라면의 명성을 잠식해가고 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집계결과 지난달 꼬꼬면 매출은 신라면 매출의 38%를 기록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생산라인을 늘리는 한편 용기면인 '왕컵 꼬꼬면'을 내놓아 신드롬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한국야쿠르트가 함박웃음을 지을 동안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은 울상이다. 이들 업체는 꼬꼬면의 원조가 된 KBS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한국야쿠르트와 출시를 놓고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적극적으로 상품화한 곳은 한국야쿠르트뿐이었다.

농심은 신라면·너구리·안성탕면 등 주력 브랜드가 있는데 굳이 TV프로그램의 인기를 등에 입은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는 것은 자신들의 마케팅 전략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또 삼양식품은 이미 '닭고기 스프'를 쓰는 삼양라면 클래식 제품이 있는데다 모델인 이경규씨에게 지불하는 1%대의 로열티도 부담된다며 피했다.

농심은 상반기 '신라면 블랙'이 국내 생산을 중단할 정도로 쓴 맛을 본데다가 기존 신라면까지 위협받다보니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은 '쌀국수 짬뽕' 등 신제품으로 맞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장 반응은 지켜봐야한다. 기존 라면 3위의 입지를 다져온 '진라면'의 오뚜기도 위상이 흔들릴 위기에 놓여있다.

그나마 삼양식품은 꼬꼬면이 촉발한 '흰국물 인기'에 힘입어 신제품 '나가사끼 짬뽕'으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상반기 마이너스 7%대의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던 삼양식품은 나가사끼 짬뽕의 인기로 성장률 감소폭을 3%대로 줄였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흰국물 라면이 전체 라면시장을 키우는 형국"이라며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기존에 고착화됐던 라면시장 구조가 이번을 계기로 재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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