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짐승돌' 비켜! 중년 '新레옹족' 간다
[패션+]자연주의 컬러와 큰 가방이 포인트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 2010.02.27 09:21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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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니'제품 |
# 드라마 제작사를 운영하는 홍덕호 대표(남, 43)는 들쭉날쭉하는 드라마 스케줄과 잦은 해외 미팅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한 두 번은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거나 여행을 떠난다. 40여 명의 직원들을 거느릴 정도로 회사도 커졌고 손대는 작품 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지만 자금 상황도 어렵고 작품 기획도 어려웠던 회사 설립 초반, 아내와 두 딸이 늘 외쳐주던 파이팅 소리가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이현동 씨(남, 40)는 유치원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산에 올랐다. 아버지는 등산길에 풀꽃과 나무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사계절과 자연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 씨는 자신이 풍부한 감수성의 예술가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데에 아버지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아버지에게 받은 것을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그는 낚시나 등산, 사진 촬영을 떠날 때 꼭 아들과 함께한다.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이 변하고 있다. 일에만 파묻혀 가족은 나 몰라라, 야근에 주말 근무도 마다 않으며 오로지 직장 내에서 인정받는 것이 인생의 전부였던 그들이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3~4년 전부터 패션과 몸매관리에 크게 눈뜨기 시작했다. 급기야 ‘레옹족’이란 단어를 유행시키며 백화점 매출의 큰 손으로 급부상 하더니 지금은 이 탁월한 패션 감각에,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자상한 아버지의 이미지까지 무장했다.
패션도 매너도 젊은 여성이 반할 정도로 멋지다. 대표적인 인물은 브래드 피트. 국내에서는 김승우, 차승원 정도가 되겠다. 이들을 일컬어 ‘신(新) 레옹족’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사회와 가정에 모두 충실한, 성공한 중년 남성으로 ‘新레옹족’을 바라 보기 시작했다.
‘신레옹족’을 정의하는 것 중 하나가 가정에 충실하되 인생의 여유로움까지 즐길 줄 아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패션코드는 필수다.
'마에스트로' 제품 |
올 봄 패션전문가들은 新레옹족을 꿈꾸는 중년남성들에게 3가지 스타일팁을 제안했다. '비즈니스 캐주얼로 실용성'을 '자연주의 컬러로 자연스러움'을 빅 백(큰가방)과 모자 등의 액세서리로 '멋'을 더한다면 당당히 신레옹족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리오니의 김수란 상품기획자(MD)는 “캐주얼 웨어지만 격식을 갖춘 공식적인 자리나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비즈니스 캐주얼로, 회사에서나 가족과의 휴양지에서 모두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측면이 강조된 옷을 고르면 좋다”고 말했다.
올봄엔 전반적인 트렌드가 자연주의로 흐르고 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베이지나 연한 회색 등 한 벌의 수트를 상의, 하의 따로 코디하는 크로스오버 코디를 한다면 색다른 느낌을 더 해줄 것이며 자연을 닮은 그린과 상큼한 과일을 연상하게 하는 오렌지, 태양을 닮아 강렬한 레드 등을 적절히 포인트 컬러로 사용한다면 실패하지 않을것"이라고 패션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수란 차장은 또 "간단하게 멋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은 액세서리와 빅 백"이라며 "당장 여행을 떠나도 될 넉넉한 사이즈의 백은 실용성면에서 우수하며 고급소재의 제품을 구매한다면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 이라고 말했다.
마에스트로 최혜경 디자인수석은 "젊은시절 사회개방을 경험한 40대 남성들은 자신이 아직 젊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한 편이어서 디자인과 컬러 액세서리 모두 과감한 시도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만의 개성을 조금 더 과감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재킷 안에 이너로 입을 수 있는 니트와 가디건, 행커치프, 보우타이(나비넥타이) 등의 아이템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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