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 직원서 슈퍼모델로 변신한 사연

로지 헌팅턴 휘틀리 등 눈부신 해외 슈퍼모델들 스토리

로피시엘 옴므 (=에디터 안효진)  |  2011.07.22 13:54  |  조회 31544
슈퍼모델도 변한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오랜 꿈이던 배우로 변신했고, 안젤라 린드발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하는 율리아 슈테그너는 또 어떤가.

그녀들의 도전은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리아 드 웨이브린의 갈비뼈 위에는 강렬한 타투가, 캣 헤센의 손에는 존 스타인벡의 소설이 들려 있다. 시즌마다 모델 에이전시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러시아 모델 마샤 노보셀로바를 보라. 톱 모델이라는 그 험난한 길 위에 새로운 역사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그녀들을 만났다.

◇ ROSIE HUNTINGTON-WHITELEY
ⓒBURBERRY KOREA
ⓒBURBERRY KOREA

'트랜스포머 3'에 출연해 모델에서 배우로 3단 변신하는 데 성공한 로지 헌팅턴 휘틀리. 그녀의 첫 직업은 모델 에이전시의 예약 담당자였다.

하지만 출근하고 며칠 안 돼 해고당했다. 사장이 로지를 자른 이유는? 그녀를 모델로 다시 스카우트하기 위해서였다. 부모님과 영국의 시골 마을에서 살던 그녀는 16세에 모델 워킹을 배웠다. 배우려고 배운 건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였다. 잠시 런던에 머물 때, 함께 살던 자메이카 게이들이 그녀에게 가르쳐준 것.

그녀는 2007년 버버리 캠페인 광고 모델로 처음 두각을 나타냈다. 지금은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활동하며, 얼마 전엔 오는 9월 새롭게 선보일 향수 '버버리 바디'의 첫 번째 모델로 선정돼 다시 버버리와 함께하게 됐다. "모델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준 버버리와 다시 일하게 돼 기뻐요"라며 첫 모델로 선정된 기쁨을 감추지 않던 그녀. 현재 '트랜스포머 4'의 주인공 물망에 오른 제이슨 스타탬(Jason Statham)과 스무 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사랑을 나누고 있다. 어쩌면 '트랜스포머'의 다음 편에서 이 두 커플의 활약을 볼 수 있을지도.

◇ ANGELA LINDVALL
사무 직원서 슈퍼모델로 변신한 사연

"두 아이를 낳은 후 이렇게 다시 돌아와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안젤라 린드발이 패션 TV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녀는 반항적인 1970년대 모델을 연상시키는 개성 있는 외모의 소유자다.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패션쇼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IMG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겨우 열네 살. 1996년 잡지 '아이디i-D'의 커버 모델로 두각을 나타냈고, '더블유'와 이탈리아 '보그' 커버 모델로 활동했다.

2000년부터 8년 연속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로 활동하던 그녀는 자신의 두 아이를 위해 무대에서 내려왔다. 한때 영화배우로도 활동한 그녀는 총 3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새로운 도전을 했다. 또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2010년과 2011년 프라다의 새로운 뮤즈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녀. 캣워크 밖에서도 잘 웃지 않는 새침데기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예가 되는 친절한 맏언니인 건 확실하다.


◇ LEAH DE WAVRIN
사무 직원서 슈퍼모델로 변신한 사연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왼쪽 갈비뼈 위의 강렬한 문신이 눈길을 끈다. 록 밴드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에 빠져 있는 리아 드 웨이브린은 록 마니아다. 반항을 일삼을 질풍노도의 시기인 16세에 모델로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당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미우치아 프라다의 눈에 띄어 밀라노와 파리의 프라다, 미우미우 S/S 컬렉션 무대에 오르며 화려하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올해로 모델 경력 7년 차인 그녀는 신인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2006년 스타일닷컴 Style.com이 선정한 '떠오르는 스타'이던 그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후세인 샬라얀의 런웨이에서 파격적인 올 누드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니아 리키엘의 메인 모델을 시작으로 셀린느, 시슬리, 블루걸 등의 메인 모델을 도맡았다. 오랫동안 기른 머리를 자르고는 긴 머리가 더 좋았다며 툴툴거리는 영락없는 스물셋의 소녀. 그녀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KAT HESSEN
사무 직원서 슈퍼모델로 변신한 사연

원래 모델이 꿈이었나요? "모델이 되는 건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런던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에이전트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어요" 데뷔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캣 헤센은 요즘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다.

2010년 가을, 니콜라 밀러(Nicola Miller)의 무대를 시작으로 알렉산더 왕, 마크 제이콥스 등 뉴욕 패션쇼에서 활약했다. 건강한 몸과 정신을 중시하는 그녀는 2년 전부터 채식을 시작했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한때는 거울을 보는 것조차 부끄러워한 카트리나(그녀의 세례명)는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되어 패션계의 새로운 뮤즈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샤넬, 미우미우, 캘빈 클라인 등 많은 브랜드의 메인 무대에 섰고 마침내 마크 제이콥스의 페이스 모델로 발탁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세상에 센 술은 없다. 약한 남자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녀. 아마 어려운 일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자는 속 깊은 생각이 아닐까.

◇ JULIA STEGNER
사무 직원서 슈퍼모델로 변신한 사연

그녀의 열다섯 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고국인 독일에서는 축제가 시작됐다. 농구를 좋아하던 평범한 독일 소녀도 그 축제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곳에 여행 온
루이사Louisa 모델 에이전시의 루이사 폰 민크비츠(Louisa Von Minckwitz)가 우연히 그녀를 발견했다. 만약 그녀가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전 세계 모델의 몸값 순위 17위(모델스닷컴models.com 기준)에 오른 슈퍼모델 율리아 슈테그너는 지금 평범한 회사의 회계 담당자가 되었을 것이다.

당시 열네 살이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곳은 톱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가 좋아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해피코트(Happycoat).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이던 그녀는 학업 문제로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학업을 마치고 고민을 하다 그녀는 다시 파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프랑스 '엘르' 커버 모델로 새롭게 출발했다.

그녀는 2003년 가을, 이브 생 로랑 쇼의 오프닝 모델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활동했다. 현재는 뉴욕에 머물며 유니세프 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카메라 앞에 설 때가 가장 편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천생 모델인가 보다.

◇ MASHA NOVOSELOVA
사무 직원서 슈퍼모델로 변신한 사연

러시아에 가면 김태희가 밭을 매고 한예슬이 서빙을 한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그 소문을 증명하듯 파란 눈의 러시아 금발 미녀는 5년 만에 전 세계 패션계를 홀려버렸다. 뉴욕의 패션 에디터들이 그녀처럼 훌륭한 모델이 비자 때문에 고국에 돌아가 있어야 하는 시간이 아깝다며 모델들의 비자 해결을 촉구하는 기사를 쓸 정도다.

올해 스물일곱이 된 마샤 노보셀로바는 모델로서는 키가 작은 편이다.
키 175cm. 프랑스 '보그'에 등장하며 처음 얼굴을 알렸고 모델스닷컴models.com이 선정한 '신인 모델 톱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 웅가로 옴므(Ungaro Homme)컬렉션에서는 누드로 침대에 남자와 함께 눕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섹시한 몸매로 주목받았다. 그래서일까. 남자들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다. 하드코어 록 밴드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의 프런트 맨인 프레드 더스트와 함께 찍은 섹스 비디오는 당시 비슷한 부류의 동영상을 '올 킬' 했다나 뭐라나.

아무튼 최근 그녀는 프랑스 '로피시엘 옴므' 전 편집장인 밀란 부크미로빅과 함께 트루사르디(Trussardi) 광고를 찍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멀지 않은 대륙에 거주하는 그녀를 한국 '로피시엘 옴므'에서 만나볼 날을 꿈꿔본다.

로피시엘 옴므 EDITOR Ahn Hyojin PHOTO Milan Vukmirovic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