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창고에 쌓인 옷, 한해 40억어치 불태워도…"
매출대비 재고 비중 4년 새 6.3%p↑… 재고 비중 업계 최고수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4.02.13 16:07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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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오롱FnC는 수년째 재고 부담을 낮추려고 애쓰고 있지만 재고자산은 더욱 늘고 있어 개선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코오롱FnC의 판매 예측과 생산량 조절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의 매출액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매년 3분기 기준으로 2010년 34.3%에서 지난해 40.6%로 6.3%p나 높아졌다. 순수 금액으로는 재고자산이 2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2010년 3분기 1545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에는 3461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재고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상품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은 2010년 3분기 87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2013년 3분기에는 24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처럼 재고비용이 증가한 것은 5대 사업군 중 코오롱FnC의 재고자산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전체 상품 재고자산 중 95%는 코오롱FnC의 재고자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고 부담이 늘면서 코오롱FnC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코오롱FnC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3분기 7.2%에서 지난해 3분기 4.2%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코오롱FnC와 매출액이나 사업 구조가 비슷한 LG패션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LG패션의 매출액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2010년 3분기 32.5%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29.7%로 2.8%p 떨어졌다. 2011년 3분기 4499억원으로 치솟은 재고자산 규모도 지난해 3분기에는 3107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런 이유로 LG패션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3분기 3.6%까지 급락했지만 2013년 3분기에는 4%로 다시 반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원등도 매출액 대비 재고 자산 비중이 30%이하로 40.6%에 달하는 코오롱FnC보다 한결 낮은 편이다.
이런 탓에 코오롱FnC의 생산 물량 조정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코오롱FnC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량 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반응생산(QR) 시스템을 통해 기획물량을 소량 출시하고 있지만 전체 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2년에는 재활용 브랜드 '래코드'를 출시하며 재고자산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래코드는 재고가 끝내 팔리지 않고 소각돼 버려지는 옷을 해체해 새로운 옷으로 만들고 있다. 코오롱FnC가 재고 처분으로 소각하는 옷만 한 해 4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패션 업종에서 재고가 많고 재고 손실이 줄지 않는다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라며 "패션업계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고가 줄어드는 모습인데 재고가 줄지 않고 있다면 공급망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이에 대해 "래코드 브랜드는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도입한 측면도 있다"며 "코오롱FnC는 타 브랜드보다 4분기 판매 의존도가 높아 4분기에 재고를 낮게 가져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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