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목표, 힘세고 오래가는 '충무作 뮤지컬' 키울 것"

[아주 특별한 문화人]10. '프랑켄슈타인' 총괄프로듀서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2014.03.05 05:11  |  조회 6159
오는 11일 프리뷰공연의 막을 여는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총괄프로듀서 김희철 본부장은 "이번 작품을 전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속성 있는 콘텐츠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사진제공=충무아트홀
오는 11일 프리뷰공연의 막을 여는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총괄프로듀서 김희철 본부장은 "이번 작품을 전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속성 있는 콘텐츠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사진제공=충무아트홀
찌릿찌릿했고 뭉클했다. 짜임새 있는 대본은 이야기에 집중하게 했고,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은 심장을 파고드는 울림을 전했다.

지난 26일 저녁,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제대로 된 세트도 조명도 의상도 없이 펼쳐졌지만 대본의 힘, 배우들의 연기는 더 또렷이 살아있는 듯 했다. 오는 11일 프리뷰 개막을 앞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그렇게 팽팽한 긴장감 속에 완성단계에 와있었다.

리허설 내내 연출가와 음악감독, 스태프들 사이에서 애지중지 눈을 떼지 못하고 살뜰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다. 바로 이 작품의 총괄프로듀서인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52)이다. 상기된 그의 표정에는 만족과 기대, 설렘과 흥분이 뒤섞여있었다.

"왜 창작뮤지컬은 대접을 잘 못 받을까, 고민 끝에 국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로벌 아이템이 되기 위해선 누구에게나 접근하기 쉬운 소재여야 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작품의 제작배경을 설명하며 "해외 제작 뮤지컬의 상당부분은 극장이 직접 개입하고 책임도 지는 반면, 한국은 대부분 민간에서 한다"며 "뮤지컬시장이 발전하려면 극장과 제작사 간에 협업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속성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며 "초연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을 계속 발전시키고 대외적 신뢰를 쌓아가면서 전세계인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콘텐츠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직접 제작에 나선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이미 영화와 소설로 유명한 소재인데다가 주연 및 앙상블까지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상반기 기대작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 총 제작비 40억 원, 준비기간도 2년에 달한다.

이런 계획과 추진은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 개관 인력으로 참여한 김 본부장은 2005년 3월 개관당시 충무아트홀만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운영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는 역사나 규모, 브랜드로 비교가 안 되겠고, LG아트센터처럼 지리적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365일 공연이 돌아가게 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고, 결국 장기공연에 대한 계획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별점을 찾고 틈새를 보니 전략이 보이기 시작했다.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공동제작이나 투자를 하는 형식으로 리스크매니지먼트를 하기로 했다.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중구 내에 육교 현판이나 가로등 배너, 전용게시판 등을 이용해 작품홍보를 했다. 그는 또 "(돈)버는 공연과 (돈)쓰는 공연을 확실하게 하자는 원칙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사업적으로 수익을 낼 작품은 철저하게 사업으로 하되, 금난새페스티벌이나 각종 클래식음악회 등은 관객 서비스 공연으로 진행했다.

2012년엔 국내 창작뮤지컬을 대상으로 한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기획했고, 지난해는 창작뮤지컬콘텐츠 발굴 프로그램인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를 신설해 신진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경쟁력 있는 뮤지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번 '프랑켄슈타인'은 충무아트홀의 오랜 제작노하우와 창작뮤지컬 개발에 대한 열정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뮤지컬 '잭더리퍼', '삼총사' 등으로 대중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왕용범 연출의 감각이 더해져 창작뮤지컬 자존심 세우기에 방점을 찍을 작정이다.

창작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창작뮤지컬 지원과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를 물었다.

"무대는 항상 제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일단 공연을 보면 행복해요.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고, 저들과 같이 뭐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부분의 사업은 아직 힘들기만 하고 수익성도 거의 없죠.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모여서 공연시장이 성장하고 종사자들이 늘어나고, 우리 삶도 여유로워지지 않겠어요? 저는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 2, 제 3의 프랑켄슈타인이 계속 나오길 바랍니다."




"글로벌시장 목표, 힘세고 오래가는 '충무作 뮤지컬' 키울 것"
김희철 본부장은...


"충무아트홀이요? 건립할 때부터 제 손길 안 닿은 곳이 없죠. 영원한 충무맨으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화된 극장으로 훨씬 더 발전할 거라 믿습니다."

1988년 KBS에 입사한 이후 공연·축제기획을 맡으며 공연사업에 눈뜨게 됐다. 이후 어린이뮤지컬 제작 등을 했으며 95년부터는 삼성영상사업단, SJ엔터테인먼트를 거쳐 2004년부터 충무아트홀에서 공연기획부장을 맡아 지금껏 수많은 공연을 올렸다.

충무아트홀 극장가동률 97%, 누적관람객수 210만명 달설이라는 성과를 이루며 구 단위 공공극장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성공모델을 제시했다. 오직 창작뮤지컬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인 을 기획했고, 창작뮤지컬콘텐츠 발굴 프로그램 를 신설해 지난해 12월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공연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26년 한 우물을 판 그는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을 맞아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총괄프로듀서로서 배우 캐스팅 및 스태프 인력구성,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주연들. (왼쪽부터)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 유준상·류정한·이건명,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에 박은태·한지상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주연들. (왼쪽부터)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 유준상·류정한·이건명,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에 박은태·한지상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오는 11~13일 프리뷰공연을 거쳐 18일부터 본격 개막, 5월11일까지 공연한다. 티켓은 VIP석 13만원, R석 11만원, S석 8만원, A석 6만원. 문의 1666-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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