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함에 놀라고 소리에 반하다…전세계서 모인 오르가니스트 5인 합동 무대

세종문화회관 '5대륙 5인의 오르가니스트' 공연…김지성 오르가니스트 "음식 뷔페와 같은 느낌일 것"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5.27 16:50  |  조회 7321
5개 대륙서 모인 5인의 오르가니스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이클 엉거(아메리카), 제레미 조셉(아프리카), 김지성(아시아), 토마스 헤이우드(오세아니아), 마렉 스테판스키(유럽)/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5개 대륙서 모인 5인의 오르가니스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이클 엉거(아메리카), 제레미 조셉(아프리카), 김지성(아시아), 토마스 헤이우드(오세아니아), 마렉 스테판스키(유럽)/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비싼 악기죠. 동시에 연주하는 사람은 하나지만 오케스트라와 자연에서 나는 소리를 모두 낼 수 있는 악기예요." (김지성 오르가니스트)

오르간 연주는 백조의 발짓과도 같다. 우아하면서도 웅장한 소리가 울려퍼지는 동안 손과 발이 동시에 건반 위를 부지런히 오간다. 수천 개의 파이프에서 울려 퍼지는 다채롭고 깊이 있는 음들은 관객의 귀를 압도한다.

세종문화회관은 27~28일 '5대륙 5인의 오르가니스트' 공연을 연다. 매년 파이프오르간 공연을 기획, 올해로 9회째를 맞았지만 5인의 오르가니스트가 합동연주 무대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문화회관의 오르간은 6단으로 구성된 손 건반 58개, 발 건반 32개, 8098개의 파이프, 98개의 음색을 지녔다.

이번 공연에선 제목 그대로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5대륙을 대표하는 오르가니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오르가니스트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매력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

27일 리허설 무대에서 만난 김지성 오르가니스트는 "5대륙 오르가니스트가 한자리에 모여서 연주하는 건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라며 " 마치 음식 뷔페를 차려놓은 느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함께 기획하며 각 대륙의 오르가니스트를 섭외한 주역이다.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은 1명의 오르가니스트를 섭외, 오르간 공연을 펼쳐왔다. 각 대륙의 오르가니스트를 한데 모으는 건 일종의 도전인 셈. 그는 오르간의 매력을 더 많이 청중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작년 가을부터 섭외를 시작했어요. 섭외조건은 인지도도 있지만 가급적 우리나라에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사람들을 소개해주고 싶었죠. 청중 입장에선 새로운 사람을 원하잖아요.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유명하고 잘하는 연주자도 많고요."

그렇게 모인 오르가니스트는 5명.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르간 음반을 출시한 오르가니스트인 토마스 헤이우드(오세아니아), 14세 때부터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한 제레미 조셉(아프리카), 북미, 유럽, 일본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오르가니스트 마이클 엉거(아메리카), 폴란드 태생의 마렉 스테판스키(유럽), 국제 오르간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한국의 김지성(아시아)이 그들이다.

첫날(27일)은 '바흐의 밤', 28일은 '눈부신 오르간의 밤'으로 구성됐다.

'바흐의 밤' 공연에선 바흐의 정통 오르간곡 외에도 성악곡이나 기악곡을 오르간 연주곡으로 편곡한 바흐의 명곡을 선보인다. 1부엔 바흐가 작곡한 정통 오르간연주곡인 전주곡(프렐류드 Prelude), 환상곡(판타지 Fantasy), 파사칼리아(Passacaglia), 코랄(Chorale), 변주곡(Variation)을, 2부엔 오르간 연주곡으로 편곡한 '브란덴부르그 협주곡 제3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눈부신 오르간의 밤' 무대에선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 비도르, 슈만, 시벨리우스 등 광범위한 작품을 오르간으로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의 백미는 5명의 오르가니스트들이 1대의 오르간으로 함께 연주할 '탱고 1997'. 토마스 로스가 1997년 작곡한 이 곡은 424개의 건반을 눌러야 하는 대곡으로 이번 무대에선 5명의 연주자가 1대의 오르간으로 함께 또는 번갈아 연주할 예정이다.

김지성 오르가니스트는 "오르간은 연주자에 따라 전혀 다른 소리가 난다"며 "'오르간 음악의 아버지'인 바흐를 제대로 조명하고 또 서커스처럼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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