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뮤지컬 '해밀턴', 토니상 휩쓸다…작품상 포함 11관왕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건희 기자  |  2016.06.13 15:50  |  조회 4839
뮤지컬 '해밀턴' 공연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린-마누엘 미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6 제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해밀턴은 11관왕을 차지했다. /AFPBBNews=뉴스1
뮤지컬 '해밀턴' 공연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린-마누엘 미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6 제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해밀턴은 11관왕을 차지했다. /AFPBBNews=뉴스1
미국 올랜도 총기 참사로 인해 추모 분위기 속에서 열린 '2016 제70회 토니상'에서 힙합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11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토니상은 뮤지컬·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 비컨극장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해밀턴은 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음악상·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11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은 올랜도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로 인해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사회자인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은 "잔혹한 행위로 희생당한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여러분의 비극은 우리의 비극이다. 증오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밀턴 갈라 공연에서도 출연진은 극의 필수 소품인 장총을 사용하지 않았다. 해밀턴의 극본과 주연을 맡은 린-마누엘 미란다는 음악상을 받고 수상 소감 대신 올랜도 희생자들을 위한 소네트를 읽었다.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은 가슴에 회색 리본을 다는 등 고인들을 추모했다.

이날 시상식의 가장 큰 관심사는 뮤지컬 해밀턴의 최다 부문 수상 여부였다. '아론 버' 역의 레슬리 오돔 주니어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하고 의상상, 조명상, 안무상 등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여우주연상 등을 놓치면서 2001년 12개 부문을 휩쓸었던 뮤지컬 '프로듀서스'의 기록을 넘지 못했다. 앞서 해밀턴은 지난달 3일 토니상 후보 명단에 역대 가장 많은 1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8월 개막한 해밀턴은 지난해 브로드웨이를 강타한 힙합 뮤지컬이다.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국무장관 겸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다루면서 재즈, 블루스 등의 음악적 요소를 가미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열린 그래미상과 퓰리처상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앨리스 워커의 동명 소설이 바탕인 뮤지컬 '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은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 상과 함께 여우주연상(신시아 에리보)을 가져갔다.

연극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스테판 카란의 '더 휴먼즈'(The Humans)의 몫이었다. 베스트 리바이벌 연극상은 '아서 밀러의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연극 부문의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The Father)'의 프랭크 란젤라, 여우주연상은 '롱 데이스 저니 인투 나이트(Long Day's Journey Into Night)'의 제시카 랭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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