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베토벤과 낭만적인 쇼팽, 콘서트홀을 꽉 채우다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쇼팽 '스케르초' 등 선보여…8월은 '광복절 특집'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7.17 16:34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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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과 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 내 문호아트홀에서 '2016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공연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
격정적으로 뒤섞이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리가 작은 콘서트홀을 뒤덮었다. 두 악기의 음이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 17일 서울 금호아트홀 내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공연에서 두 자매는 일명 '크로이처 소나타'라고도 불리는 이 곡의 화려함과 강렬함을 십분 살려냈다.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은 "피아니스트였던 베토벤이 바이올린이란 악기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보통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라고 해도 바이올린은 (피아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죽어있는 악기이기 마련인데 이 소나타 9번을 계기로 소나타의 역사가 바뀌었다"며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동등한 입장에서 (진정한) 듀오 연주를 하는 소나타"라고 곡을 소개했다.
곡은 시종일관 속도감 있게 이어졌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로 섬세한 대화를 주고받다가도 쫓고 쫓기듯 힘 있는 연주를 통해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송원진씨는 또 감수성이 짙게 배어나는 베토벤의 초기 작품 '로망스 2번 바장조 작품번호 50'을 함께 선보였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이어지는 바이올린 선율은 피아노 반주와 어우러지며 아름다움이 배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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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과 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 내 문호아트홀에서 '2016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공연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
피아니스트 송세진씨는 쇼팽의 스케르초 2번과 3번을 선보였다. 스케르초는 원래 베토벤이 소나타나 교향곡의 3악장으로 쓰기 위해 만들어낸 형식인데 쇼팽은 이를 독립적인 장르로 사용했다.
송세진씨는 "쇼팽이 파리서 활동할 때 리스트의 도움을 받는데 이 스케르초를 들어보면 (쇼팽에게도) 리스트만큼 화려한 면이 있구나 싶다"며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시인의 모습이 담겨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또 "쇼팽의 곡은 매번 연주할 때마다 재해석하게 된다는 말을 이해하게 된다"며 "쇼팽에게도 이런 새로운 면이 있다는 것을 같이 발견하면서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먼저 연주한 '스케르초 3번 올림 다단조 작품번호 39'는 단호하고 힘 있는 음이 이어졌다. 피아노 소리 하나만으로 홀을 꽉 채울 정도로 대담한 변화무쌍한 연주였다.
이어진 쇼팽의 '스케르초 2번 내림 나단조 작품번호 31'에서도 피아노의 화려한 타건이 빛났다. 쇼팽이 사랑했던 마리아 보진스키와 이별한 뒤 작곡한 이 곡은 가장 낮은 음부터 고음까지 풍부한 음역대를 자랑한다. 능숙한 강약조절로 이어진 연주는 관객들의 온 신경을 집중하게 했다.
다음 공연은 다음 달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광복절을 기념해 특별 무대로 꾸며지는 이 날 공연에서 두 자매는 이팔청춘가·대한제국 애국가·석별의 정·오빠생각·봉선화·광복절노래·비목·몽금포타령 등 우리 가곡을 새롭게 편곡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러시아에서 17년간 유학하고 돌아온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의 재능기부로 열리는 '소리선물' 공연은 입장료 5000원으로 책정해 클래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입장료 수익금 전액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장애아동에게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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