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립스틱·라인 티셔츠 불티…캐릭터 브랜드 전성시대
2015년 독립 법인 출범 1년만에 매출 카카오 7배·라인 3배↑…타 브랜드 협업 러브콜·해외 진출 가속화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 2017.05.09 04:4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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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패션·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업계에서 매 시즌마다 이들 캐릭터와 협업 상품을 출시하며 '덕후'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제품에 인기 캐릭터를 입혀 출시하면 처음부터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 대비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LG생활건강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프렌즈 협업 상품을 출시해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이랜드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달 자수패치·나염 등 방식으로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새긴 티셔츠 17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처럼 각종 브랜드로부터 몰려드는 러브콜에 주요 캐릭터 업체들의 실적도 깜짝 성장했다.
◇'국민 캐릭터' 등극…카카오프렌즈, 1년 만에 영업이익 13배=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 캐릭터 법인 카카오프렌즈는 지난해 705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카카오 내 캐릭터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2015년, 당시 103억원이던 매출이 1년 만에 약 7배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7억원으로 전년(18억원) 대비 무려 13배 이상 늘었다. 분사할 당시 직원이 12명에 불과했는데 현재 60명 규모의 조직으로 커졌다.
1500여종의 자체 개발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뷰티·식음료·출판·제약 등 다양한 분야 브랜드와 제휴한 상품 판매가 급증한 것이 실적 증가에 주효했다. 카카오톡 메신저 사용 증가와 함께 8종의 캐릭터가 모든 연령대에서 사랑받는 '국민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키덜트(아이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각 캐릭터 관련 상품들의 인기가 높아졌다.
카카오프렌즈 관계자는 "8종의 캐릭터 모두 한국인의 감성을 바탕으로 만들어 일상에서 실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성격과 행동이 매우 닮은 것이 특징"이라며 "소비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캐릭터에 이입하며 공감한 것이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프렌즈는 강남·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전국에 1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엔 중국 티몰 글로벌에 입점해 해외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해외 고객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연내 온라인몰 해외 배송 서비스를 검토 중이며 해외 오프라인에도 진출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세계로 세계로"…라인프렌즈, 해외 10개국 진출한 '글로벌 캐릭터'=네이버 손자회사인 라인프렌즈도 2015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됐다. 라인프렌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에서 사용되는 스티커 이모티콘으로 시작,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글로벌 캐릭터로 성장했다. 초기에 4종에 불과했던 캐릭터 종류도 현재 11종까지 늘었다. 라인프렌즈는 지난해 101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라인프렌즈는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고 글로벌 브랜드와 라이선스 사업 및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등으로 실적을 키워왔다. 현재 라인프렌즈는 국내 14개 매장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라미·록시땅·브롬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푸시버튼과 협업해 자체 의류 브랜드 'PLF'를 만들어 의류 및 액세서리 총 40종을 선보였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PLF는 국내 온·오프라인 매장을 비롯해 홍콩·중국 매장에도 상품을 판매를 시작했다"며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프렌즈는 패션 외에도 타사 캐릭터 브랜드들이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올해 여름에는 아시아 캐릭터 브랜드 최초로 미국 뉴욕 명소인 타임스퀘어 랜드마크 건물에 130평 규모의 대형 정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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