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보기도 아까워"…세계적 거장들 내한공연으로 꽉찬 가을

플라시도 도밍고·밀로쉬 카라다글리치 비롯,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들 오케스트라 협연까지 '줄줄이 내한'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  2018.10.22 11:20  |  조회 11417
플라시도 도밍고./사진제공=소니뮤직
플라시도 도밍고./사진제공=소니뮤직
세계적인 음악 거장들의 잇따른 내한공연 소식으로 올 가을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진다. 오페라, 오케스트라, 클래식기타 등 딱 하나만 골라보기 아까울 정도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국내 클래식 팬들이 고대하는 공연 중 하나는 '오페라의 제왕' 플라시도 도밍고(77)의 무대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꼽히는 그는 고령인 탓에 국내 팬들 사이에서 지난 2016년 내한공연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져 걱정을 기대감으로 반전시켰다.

도밍고는 1991년 처음 내한공연을 가졌다. 올해까지 하면 한국 공연은 총 7번. 이번 공연에서 도밍고는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와 드로브작 오페라 '루살카'의 삽입곡을 비롯해 세계적인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와의 듀엣곡 등 총 10여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6일 오후 8시 잠실실내체육관.

밀로쉬 카라다글리치./사진제공=이건음악회
밀로쉬 카라다글리치./사진제공=이건음악회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간극을 좁힌 '젊은 기타 영웅'이라 불리는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35)는 오는 28일까지 전국 6개도시에서 순회 공연을 한다. 지중해 작은 나라 몬테네그로 출신인 그는 8세때 기타를 처음 접한 뒤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 2011년 정식 데뷔 앨범 발매 직후 클래식 차트를 석권하는 등 현존하는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제29회 이건음악회 초청으로 성사된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부터 탱고, 비틀즈 음악까지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공연의 피날레는 현악 7중주와 협연하는 우리 전통 민요 '아리랑'이다. 국내 음악 전공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편곡 공모전을 통해 밀로쉬가 직접 심사·선정한 곡이다. 밀로쉬 카라다글리치는 "한국에서 한국적인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한국 관객들에게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이어주는 악기인 기타 연주로 감동을 나누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지난 19일 인천 부평 아트센터 해누리 극장, 20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공연에 이어 24일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 민주홀 △2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27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2회) △28일 부산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등 6개 도시에서 열린다.

파보 예르비
파보 예르비
에스토니아 출신 거장 지휘자 파보 예르비(56)는 세계적인 악단과 함께 두 차례 내한공연을 개최한다. 다음달 3일에는 창단 150주년을 맞은 스위스 대표 오케스트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를, 오는 12월19일에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DKP)을 지휘한다.

예르비는 유럽은 물론 미국, 아시아를 넘나들며 수많은 오케스트라를 세계적 반열에 올린 명장이다. 2001년부터 9년 동안 신시내티심포니 수석지휘자를 맡아 '미국 빅5'로 키웠다. 2004년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2006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2010년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15년 NHK교향악단 수석지휘자 등을 지냈다. 2019~2020년 시즌에는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도 맡는다. 다음달 내한공연이 예르비와 취리히 톤할레의 호흡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다음달 3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취리히 톤할레와 공연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협연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오는 12월19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서곡,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협연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슈베르트 교향곡 9번 '그레이트' 등을 들려준다.

안토니오 파파노
안토니오 파파노
완벽주의자로 불리는 영국 출신 지휘 명장 안토니오 파파노(59)는 다음달 첫 내한 공연을 가진다. 2005년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110년 전통의 이탈리아 명문 음악 단체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산타 체칠리아는 전임 음악감독인 정명훈(65) 지휘자와 두 차례 내한한 바 있으나 파파노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피아노계의 두 슈퍼스타인 다닐 트리포노프(27)와 조성진(24)의 협연 무대다. 다닐 트리포노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최근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새 앨범 '데스티네이션 라흐마니노프 – 출발'을 발매했다. 다음달 15일 공연에서는 트리포노프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16일 공연에서는 조성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려준다. 두 번의 공연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조성진과의 협연은 11월17일 아트센터 인천에서도 이어간다.

발레리 게르기예프(왼쪽)와 선우예권./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발레리 게르기예프(왼쪽)와 선우예권./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마린스키의 차르(황제)'라 불리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65)는 다음달 22일 뮌헨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연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전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휘자 게르기예프와 독일 전통 사운드의 수호자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9)과의 협연해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말러 교향곡 1번 등을 연주한다. 음악평론가 황장원은 이번 공연에 대해 "게르기예프의 개성과 뮌헨필의 정체성을 조화 내지 양립 시키려는 게르기예프의 모험적인 시도가 담겼다"며 "선우예권은 국내 출신 피아니스트로서는 드물게 러시아의 대형 피아노 협주곡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테크닉과 파워를 가진 피아니스트로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뮌헨필 하모닉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멋진 한 판 승부를 연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달 22일 오후 19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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