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밤샘한 이유가 운동화? 스니커테크 뭐길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 2019.12.17 09:45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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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침 롯데백화점이 한정판매하는 '런스타 하이크'를 사기위해 고객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이들중 100여명은 밤샘을 했다./사진=롯데백화점 |
9일 아침 롯데백화점이 한정판매하는 '런스타 하이크'를 사기위해 고객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이들중 100여명은 밤샘을 했다./사진=롯데백화점 |
300만원 샤넬가방 12년 뒤 800만원 몸값상승
부동산이 아닌 패션에서도 재테크가 있다. '샤테크(샤넬+재테크)', ‘루테크(루이비통+재테크)’, ‘롤테크(롤렉스+제테크)’ 등의 신조어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고가 명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희소성이 있는 상품을 일정 기간뒤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리셀(Re-sell)’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샤넬의 ‘빈티지 2.55 클래식 미디움’ 가방은 2007년 300만원대에서 2009년 490만원대, 2012년에는 약 680만원대, 올들어선 800만원대까지 값이 올랐다. 2007년 100만원도 채 되지 않던 루이비통 ‘스피디 30 다미에 아주르’ 가방은 현재 132만원이며, 2015년 290만원대에 판매되던 루이비통의 ‘클루니bb’ 가방은 현재 353만원이다. 전 세계 리셀(Re-sell)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28조원으로, 2020년에는 48조로 전망된다.
최근 리셀은 전통적인 해외명품 브랜드에서 스니커즈, 빈티지가구, 아트토이 등으로 품목이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밀레니얼 세대(18~34세) 사이에서는 한정판 운동화에 투자하는 '스니커테크'가 유행이다. 롯데백화점의 런스타 하이크 판매는 물론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의 한정판 운동화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 전날부터 매장앞에 줄서는 장면은 흔하다.
밀레니얼 세대 스니커즈 열기에 스니커테크 주목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블루’가 지난 9월 스니커즈 경매 온라인 사이트인 ‘엑스엑스블루(XXBLUE)’를 런칭하자 오픈 한 달 만에 회원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의 87%가 밀레니얼 세대였다. 이 사이트에서 발매 가격이 23만 9000원이었던 ‘트래비스콧X나이키조던’ 운동화는 최근 240만원까지 값이 올랐다. 젊은이들이 운동화나 스니커즈를 자신만의 패션 아이템으로 간주하는데, 한정판 제품은 물량이 적고 이를 가지려는 수요는 폭증하니 가격이 뛰는 것이다.
휴고보스X마이센(Meissen)’의 트레이너 한정판 스니커즈/사진=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도 올들어 한정판 스니커즈에 주목하고 잇따라 행사를 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10일에 선착순 한정 판매한 ‘오프화이트X나이키’의 ‘척테일러 70 스니커즈’는 오픈 3시간만에 완판됐다. 이달들어서도 런스타 하이크의 열기에 고무된 롯데는 온라인에서도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달중 온라인 롯데프리미엄몰에서도 프리미엄 스니커즈 브랜드 ‘아쉬(ASH)’의 크러쉬 비스 한국 한정판 스니커즈를 37만 7000원에 판매하며, ‘휴고보스X마이센(Meissen)’의 트레이너 한정판 스니커즈도 53만원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유다영 스포츠 치프바이어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 스니커테크 등 ‘리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일반 매장에서 구할 수 없거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한정판,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 등을 내년중 한정 판매해 집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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