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만에 56명 살해, 기네스북 오른 최악의 살인마…한국 경찰 우범곤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1.11.26 07:55  |  조회 60847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화면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화면
순경 우범곤이 저지른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우범곤 의령 총기 난사 사건을 돌아봤다.

1982년 4월26일 경상남도 의령군 궁류면에서는 반상회가 열리는 도중 밖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마을 우체국에는 직원들이 죽어 있었다. 총소리에 이어 수류탄 터지는 소리도 들렸다. 단 한 명의 범인은 혼자 소총 2자루와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 범인은 불을 켜놓은 집에만 총을 쐈다.

범인은 한 시간도 안 돼 19명을 살해했다. 반상회에 모여 있던 모두가 총을 맞았고 그중 5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어 의심을 사지 않았다. 범인은 27세 궁류지서 순경 우범곤이었다. 그는 해병대 시절 특등사수로 유명했다. 우순경은 총기 난사 사건 4개월 전 주사를 부려 서울에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순경의 범행은 사소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좌천된 우 순경과 동거를 하게 된 전씨가 집에서 자고 있던 우 순경 가슴에 앉은 파리를 잡으려고 내리치다 우 순경과 싸움을 벌이게 된 것. 지서에 출근하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우 순경은 소주 2병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 전씨를 때렸다. 말리는 이웃 주민에게도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

이후 우 순경은 이성을 잃고 무기고에서 무기를 챙겨 우체국으로 가 3명을 사살하고 통신망을 차단했다. 이어 무차별 살인이 시작됐다.

옆 마을 평촌리에서는 장례식이 있었다. 총을 들고 옆 마을까지 온 우 순경은 1살 아이부터 80세 노인까지 살해했다. 23명이 죽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그 자리에서 총을 맞았던 생존자 이종백씨는 "첫발에 쏘니까 기절했다. 아기가 울어서 정신을 차렸다. (우 순경이) '아직 안 죽은 게 있어?'라며 아기를 쏴 죽였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극적으로 첫 신고가 접수됐고 새벽 3시에 2시간 이상 울리던 총소리가 멈추자 경찰들이 진입을 시작했다. 우 순경은 그 모습을 보고 수류탄을 터트려 사망했다. 총 사상자 수는 무려 90명이었다. 사망 56명에 부상 34명. 우순경은 하루에 가장 많은 사람을 살해한 살인자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당시 민심을 잡기 위해 전두환 대통령은 초고속으로 후속 조치를 취했다. 책임자는 선 징계 후 조사했고, 피해자들에게는 사고 이틀 만에 위로금과 장례비를 지급했다. 세금 감면, 자녀 학비 면제 등 혜택도 줬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언론을 통제하면서 백서도 만들지 않았다. 위령비도 세우지 않았다. 때문에 자료마다 사망자 숫자가 달랐다. 총상을 입은 후 사망한 이들에 대한 후속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우 순경에 의해 가족을 잃은 이들은 각자의 집에서 같은 날 장례식을 치렀고 위령비 앞에서 위령제를 지내는 게 소원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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