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X밥입니다" 소개하는 양익준, 공황장애+父 가정폭력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2.05 10:31  |  조회 5687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배우 겸 감독 양익준이 13년 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과 함께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는 모습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진경훈 형사 역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인 양익준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양익준은 13년 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히며 ''공황장애 앓는 사람들은 몇 년 동안은 자기가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나도 7년 정도 견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황장애에 대해 "'평생 가는 증상인가. 어떻게 해야되지' 절망감도 중간 중간에 오더라"며 "나는 (공황장애 증세가 오면) 머리가 멈춘다. 단어나 문장이 구축이 안 된다. 우주에 혼자 떠 있는 느낌이다. 잘 쉬면 되는데"라고 털어놨다.

양익준은 긴장을 풀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해도 되냐"고 묻고는 "약도 하나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심각한 증세를 짐작케 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양익준은 "날 '쉽게 대해도 되는 사람으로 판단되는 건가?'라는 상황들을 자주 만났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나는 6~7년 전까지 초등학생에게도 극존칭을 썼다"며 "나를 얕잡아 보는 사람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양익준은 중학생 때 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다투고는 의자로 관련 없는 자신을 내리쳐 머리에 피가 났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성인이 된 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양익준은 "영화 제작자들과 조용히 영화 얘기 하고 있었는데 연기하는 나이 많은 한 선배님이 자리로 오더니 이유도 없이 10분 동안 육두문자를 퍼부었다"고 말했다.

이유 없이 폭언을 듣던 양익준은 결국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 후 주위에서 상담을 권유했지만, 혼자 삼키고 잊어버리는 걸 택했다고 했다.

또한 양익준은 "'안녕하세요 양익준입니다'라고 소개를 하면 되는데, '안녕하세요. 저는 X밥입니다'라고 인사할 정도로 나를 낮췄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를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뉘앙스였을 수도 있다. 존중받지 못한 상황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가능하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작할 때도 스태프들에게 감독과 스태프라고 위아래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늘 얘기한다고.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양익준은 부적절할 때가 있는 것 같다"며 "화가 나도 적절히 화를 표현하고 기분이 좋으면 상황에 맞게 적절히 표현하고 싫을 때는 적절하게 싫다고 표현을 해야하는데 가끔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가 "왜 그런 거냐"고 묻자 양익준은 한참 생각에 빠지더니 "5분만 쉬어도 되냐"고 물으며 잠시 휴식을 가졌다.

오은영 박사는 양익준의 성장 과정 속 대인관계 경험을 물었고, 양익준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양익준은 "부모님이 가족 안의 문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셨고, 도리어 문제를 발생시키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머니가 19세에 임신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됐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일곱 식구가 방 두 칸에 살았다"며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 자신의 청춘을 청춘으로 일절 보내지 못하고 10대 후반에 아이를 갖게 되면서 자신을 희생했던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렸다.

양익준은 "아버지가 미웠다"며 "남성이라는 근육과 힘을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존재를 언어적·물리적으로 해한다는 것은…"이라고 말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왜 엄마를 그렇게 대하셨나요'"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마음 고생이 많았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결코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이 아니었다. 상처가 너무 많았던, 아픈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동물적 본능으로 가족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말할 순 있겠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인간 관계의 경험이 적었던 거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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